'경찰국 논란'에 관심 집중…"회의 한 번에 징계 충격"
[더팩트ㅣ주현웅·김이현 기자] 경찰을 꿈꾸는 수험생들은 경찰국 신설을 어떻게 바라볼까.
경찰국 설치 등을 포함한 행정안전부의 경찰 제도개선안은 수험생들 사이에서도 커다란 관심사다. 공부에 치여 구체적인 사항까진 모르는 경우가 많지만 ‘14만 조직이 장관 한 사람의 지휘를 받는 것 아니냐'고 의구심을 갖는 이들이 많다.
29일 <더팩트>와 서면 인터뷰에 응한 경찰시험 수험생 대부분은 이 같은 생각을 밝혔다.
4년차 수험생인 정모(31) 씨는 "일명 검수완박 이후 경찰을 견제해야 할 필요성까지는 동의한다"면서도 "그 방법이 경찰국 설치밖에 없는지는 되묻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경찰은 1980년대 독재 정권 이후 30여년 동안 민주적 형태로 운영돼 온 것으로 안다"며 "갑자기 행안부 장관 한 사람의 지휘에 맞춰 조직이 의사결정을 해야 하는 상황이 된 것 같다"고도 덧붙였다.
또 다른 수험생 박모(28) 씨도 비슷한 생각이었다.
그는 "판검사가 직을 내려놓으면 변호사를 할 수 있는 것과 달리 경찰은 관두면 할 수 있는 게 없는데다 고위직은 계급정년도 있지 않나"라며 "인사권에 특히 약한 조직인데 장관 직속 경찰국이 생기면 정부 입맛에 따라 움직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수험생 대부분이 비슷한 의견이라고 한다.
여경을 꿈꾸는 김모(25) 씨는 최근 전국 경찰서장 회의를 주도하다 징계를 받은 류삼영 총경을 거론하며 불안감을 드러냈다.
그는 "총경급 간부회의 한 차례 한 것으로 류 총경을 대기발령 조치했는데, 정부 말을 제대로 안 들으면 징계를 줄 수 있다는 일종의 신호로 받아들였다"며 "실은 경찰국에 크게 관심 갖지 않고 있다가 류 총경 사례를 보고 없던 걱정이 갑자기 생겨났다"고 말했다.
다른 수험생 이모(28) 씨의 경우 "주변에 소위 '찐보수'로 분류되는 동료 지망생들 중에서도 경찰국 찬성하는 사람 한 명도 못 봤다"고 주장했다.
경찰 수험생들이 모인 커뮤니티에서는 ‘경찰국이 왜 논란인지’를 묻는 글들을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관련 글에서 한 수험생은 "행안부 소속 경찰국장을 치안감이 맡게 될 텐데, 이 경우 치안정감 등 더 높은 계급도 경찰국장의 눈치를 봐야 할 수도 있다"며 "반면 경찰국장은 정부에 잘 보이기 위한 과잉 충성을 할 수도 있다"고 답하기도 했다.
특히 류 총경이 전국 경찰서장 회의를 주도하다 징계를 받게된 일은 수험생들에게도 충격이었다.
또다른 수험생은 "총경들이 전국에서 그토록 많이 모일 줄도 몰랐지만, 이렇게 빨리 징계를 내릴 줄은 더욱 예상 못했다"며 "지난 한주는 여러 의미에서 놀라운 시간이었는데 앞으론 어떨지 불안하다"고 했다.
경찰 지망생들은 이밖에도 경찰국 신설 등이 채용에 영향을 미칠지 등에 관심을 보였다. 행안부가 경찰 인력 증원과 보수 상향 등을 약속한 만큼 채용 확대 및 처우 개선이 이뤄질지에 대해서다.
이를 놓고 한 수험생은 "약속을 지킬 것이라고 기대하기 어렵다"며 "이미 경찰청장 장관급 격상 공약도 실현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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