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 인상·고용승계 성과...손배소 숙제로 남아
[더팩트ㅣ거제=최의종 기자]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하청지회)가 임금 인상 등을 요구하는 파업에 돌입한 지 51일 만인 22일 대우조선해양 협력업체협의회(협력사)와 합의를 타결했다. '0.3평 투쟁'을 이어온 유최안 하청지회 부지회장은 이날 오후 철 구조물에서 나와 병원으로 후송됐다.
하청지회는 이날 오후 5시30분쯤 경남 거제 대우조선 옥포조선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협력업체 측과 잠정합의안을 도출하고 총회에서 찬반 투표를 벌인 결과 90% 이상 찬성으로 가결됐다고 밝혔다.
이에 옥포조선소 1도크에 설치된 철구조물에서 옥중투쟁을 벌이던 유최안 부지회장은 기자회견 직후 병원으로 후송됐다. 유 부지회장이 호송차에 실릴 때 조합원들은 큰 박수와 응원의 호응을 하며 ‘투쟁’ 구호를 외쳤다.
하청지회는 지난달 2일 △임금 30% 인상 △폐업업체 고용승계 △상여금 등을 요구하며 파업에 들어갔다. 지난달 22일부터 옥포조선소 1도크를 점거했으며, 유 부지회장은 탱크톱 바닥에 철판을 용접해 0.3평 공간 철구조물을 만들어 농성에 들어갔다.
하청지회와 협력사 측은 이날 오후 4시15분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고 밝혔다. 이날까지 정회와 재개를 반복해 온 협상은 결국 막판 쟁점이었던 손해배상 청구 여부를 결론짓지 못한 채 합의안을 만들었다.
당초 원청인 대우조선과 협력사들은 51일 동안 진행된 파업으로 발생한 손실이 수천억원이므로 민형사상 책임을 져야 한다며 손해배상을 청구하겠다는 입장을 냈다. 반면 하청지회 측은 면책 요구로 맞서며 팽팽한 줄다리기를 벌여왔다.
하청지회 측은 임금 인상은 이뤄냈다. 다만 기존 주장인 30%가 아닌 4.5%라는 다소 낮은 상승률로 만족했다. 다만 폐업한 업체 소속 조합원들을 다른 하청업체로 고용 승계하는 결실을 얻어냈다.
하청지회 측은 파업으로 불거진 원청노조 금속노조 대우조선지회 탈퇴 여부에도 촉각을 곤두세웠다. 금속노조 대우조선지회는 지난 21일부터 조직 형태 변경을 안건으로 총회를 진행했다. 투표는 이날 오후 1시 끝나고 개표가 진행됐다. 그러나 개표가 중단되자 하청지회 측은 반대표가 많이 나와 의도적으로 개표를 중단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부의 공권력 투입 엄포 등이 이번 합의을 이루는데 주효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윤석열 정부는 행정안전부와 경찰청, 고용노동부 등을 통해 '당근과 채찍'으로 노조 측을 압박해왔다. 특히 윤 대통령은 법과 원칙에 따라 처리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잠정합의안으로 타결됐으나 향후 하청지회와 대우조선 및 협력사 측 사이 손해배상 청구 여부는 불씨로 남았다. 오는 23일부터 2주 동안 대우조선이 하계휴가에 접어들면서 7월 말 기준 손실 추정액은 8000억원을 넘는 상황이다.
bell@tf.co.kr
-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 ▶이메일: jebo@tf.co.kr
- ▶뉴스 홈페이지: http://talk.tf.co.kr/bbs/report/write
-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