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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호위반 사망' 70대 보험금 회수하려던 건보공단 패소

  • 사회 | 2022-06-06 07:00

법원 "고의에 가까운 중대한 과실 아냐'

70대 노인이 신호 위반에 따른 교통사고로 사망한 건 고인에게 중대한 과실이 있다고 볼 수 없어 보험급여를 지급해야 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이새롬 기자
70대 노인이 신호 위반에 따른 교통사고로 사망한 건 고인에게 중대한 과실이 있다고 볼 수 없어 보험급여를 지급해야 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이새롬 기자

[더팩트ㅣ송주원 기자] 고령의 운전자가 신호 위반에 따른 교통사고로 사망했다면 중대한 과실이라고 볼 수 없어 보험급여를 지급해야 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1부(강동혁 부장판사)는 고인의 소송수계인이 국민건강보험공단을 상대로 제기한 '부당이득금 환수고지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고인은 2020년 12월 운전 중 신호를 위반하고 교차로에 진입했다가 다른 승용차와 부딪히는 사고를 당했다. 병원 치료를 받았으나 끝내 사망했다.

공단은 고인의 신호위반으로 발생한 사고라며 보험급여 4800만 원상당을 부당이득이라 보고 회수하기로 결정했다. 유족은 이의 신청을 했다가 기각당하자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유족의 손을 들었다. 고인은 사고 당시 만 77세로 운전 중 돌발상황에 대처하거나 시야를 확보할 수 있는 능력이 다소 뒤떨어졌다. 사고 당시는 비가 내리는 새벽 시간이었다. 순간적인 집중력 저하와 판단 착오로 신호를 제대로 보지 못한 채 교차로에 진입했을 가능성도 있었다.

재판부는 "중대한 과실이란 고의에 가까운 주의 결여 상태를 말한다"며 "고인이 과속을 하거나 음주 상태로 운전한 것도 아닌데 신호를 위반했다는 사정만으로 중대한 과실이라고 볼 수 없다"라고 설명했다.

수사기관은 고인의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 혐의에 대해 기소유예 처분했다. 재판부는 이에 대해서도 "수사기관에서도 고인의 나이와 건강 상태, 교통사고가 발생할 당시의 시각, 날씨, 교통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고인의 과실 정도가 매우 크지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짚었다.

ilraoh@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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