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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끝, 이제 '검찰의 시간'…文정부 본격 사정 돌입할 듯

  • 사회 | 2022-06-02 05:00

대장동 의혹 등 줄줄이…중앙·동부·남부·수원·대전지검 등 광범위

[더팩트ㅣ남용희 기자] 이원석 신임 대검찰청 차장이 23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 첫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더팩트ㅣ남용희 기자] 이원석 신임 대검찰청 차장이 23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 첫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더팩트ㅣ장우성 기자] 6.1지방선거가 국민의힘의 압승으로 끝나면서 부담을 던 검찰이 대대적인 문재인 정부 사정에 본격 돌입할지 주목된다.

1일 실시된 제8회 전국지방선거 결과 국민의힘은 광역단체장 중 서울·인천 등 대부분을 석권해 압승을 거뒀다. 더불어민주당은 호남과 제주 등을 지키는 선에 그쳐 참패했다.

이에 따라 정부 출범 후 때를 기다린 검찰의 전 정부 관련 의혹 수사도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 수사권이 축소되는 개정 검찰청법·형사소송법 시행이 3개월밖에 남지 않아 더욱 피치를 올릴 전망이다. 이원석 검찰총장 직무대리도 "법 탓만 하고 있을 수 없다"고 밝힌 바 있다.

검찰이 수사할 주요 사건은 서울중앙지검과 서울동부지검, 서울남부지검, 수원지검, 대전지검 등 광범위하게 걸쳐있다.

대장동 개발 의혹, 청와대 기획사정 의혹 수사 등은 서울중앙지검이 진행하고 있다.

가장 관심을 끄는 대장동 개발 의혹 수사는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전 기자 등 5인방을 넘어서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 정진상 당시 정책실장 등 윗선까지 올라갈지가 관심사다. 검찰 내에서도 성남시 결재라인에 대한 수사가 미진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수사팀은 '조국 수사'를 담당했던 고형곤 신임 4차장이 지휘하고 있다.

청와대 기획사정 의혹은 2019년 청와대 인사가 연루된 '버닝썬' 사건을 덮기 위해 법무부가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사건 재수사를 권고했다는 내용이 뼈대다. 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이 박상기 전 법무부 장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이광철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 등을 고발해 형사1부가 수사 중이다. 이밖에 여성가족부 대선 공약 개발의혹은 공공수사2부가, 우리들병원특혜대출 의혹은 중요경제범죄조사1단이 담당하고 있다.

송경호 서울중앙지검장은 지난달 30일 업무보고를 완료하고 사건 파악을 끝냈다. 주요 사건 수사는 수시로 추가 보고를 받으며 꼼꼼이 챙기는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고검 역시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거론되는 울산시장 선거 청와대 개입 의혹 사건 무혐의 항고 건을 검토 중이다. 고검이 재기수사 명령을 내린다면 서울중앙지검이 다시 사건을 받게 된다.

송경호 신임 서울중앙지방검찰청 검사장이 지난달 23일 서울 서초구 청사에서 열린 제63대 검사장 취임식에 입장하고 있다. 2022.05.23./뉴시스
송경호 신임 서울중앙지방검찰청 검사장이 지난달 23일 서울 서초구 청사에서 열린 제63대 검사장 취임식에 입장하고 있다. 2022.05.23./뉴시스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단이 재설치된 서울남부지검은 라임·옵티머스 투자사기 사건을 재수사할지 주목된다. 옵티머스 사건에는 전 청와대 행정관이 거론됐으나 수사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는 뒷말이 많았다. 라임 사건 역시 여권 관계자들의 이름이 오르내렸으나 기소된 사람은 없었다. 다만 뇌물을 전했다고 의심받은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은 여권인사는 무관하다고 부인한 상태다.

서울동부지검은 '산업부 블랙리스트' 의혹을 수사 중이다. 핵심인물 백운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의 출석이 임박했다. 청와대까지 수사를 확대할지가 관건이다. 수사 진행에 따라서는 환경부 블랙리스트 사건까지 묶어 재수사할 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

수원지검은 이재명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당선자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을 수사하고 있다. 이재명 당선자가 관련된 성남FC 후원금 의혹, 분당 백현동 판교아파트 용도변경 특혜 의혹은 수원지검 성남지청이 보완수사를 요구해 각각 분당경찰서, 경기남부경찰청이 다시 들여다보고 있다.

원전 경제성 평가 조작 의혹을 수사 중인 대전지검은 친원전 시민단체가 지난달 문재인 전 대통령을 직권남용 혐의로 고발한 사건을 쥐고있다. 이미 기소한 백운규 전 장관을 배임교사죄로 추가 기소할지도 눈길을 끈다. 지난해 수사심의위원회가 불기소 권고했으나 10개월간 처분을 미루고 있다. 수사팀의 기소 의지는 확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에 앞서 차장검사·부장검사 등 중간간부 인사도 지켜봐야 한다. 법무부는 차장검사 승진대상인 사법연수원 32기 검사들에게 오는 3일까지 인사검증 동의서를 제출하라고 통보했다. 새 검찰총장 임명까지 인사를 미루지 않겠다는 의사를 확인한 셈이다. 다만 인사 검증에는 2주 이상 시간이 걸려 현안 수사에 필요한 중간간부는 특수통 검사를 중심으로 '원포인트' 인사를 먼저 단행할 가능성도 없지않다.

경찰에 이첩된 이재명 당선자 관련 사건도 △대장동 의혹 일부 △분당 백현동 의혹 △경기주택도시공사 비선캠프 의혹 △검사 사칭 사건 명예훼손 △김혜경 여사 법인카드 의혹 등 수두룩하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검찰 수사권 축소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법을 통해서 생기는 범죄대응 구멍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정책적인 상상력을 발휘해야 된다"고 밝힌 바 있다. 검경합동수사본부 설치 등도 여지가 있다.

수사선상에 오를 수밖에 없는 이재명 당선자의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당선은 변수다. 수사가 진척될 수록 정치적 논란으로 번질 가능성이 높아 검찰은 일단 치밀하게 접근할 것으로 보인다. 이 당선자는 현행범이 아닌 이상 회기 중 체포·구금되지 않는 불체포특권을 갖는다.

다만 서울중앙지검 반부패강력수사2부가 담당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수사 마무리에 따라 부담도 예상된다. 수사가 상당히 진척된 상태에서 김건희 여사 처분만 남겨놓았다. 불기소로 처리한다면 '죽은 권력'만 뒤지고 '살아있는 권력'에 면죄부를 준다는 공정성 시비를 피하기는 어렵다.

김 여사의 허위경력 의혹, 윤석열 대통령 장모 최은순 씨도 함께 얽힌 양평 아파트 개발 특혜 의혹은 각각 서울경찰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 경기남부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가 수사 중이다. 수사가 지연될 수도 있지만 경찰의 처분 이후 검찰이 어떻게 대응할지도 관심사다.

lesli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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