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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달라'는 곽상도에 김만배 '당장 못 준다'며 탁자 내리쳐"

  • 사회 | 2022-05-26 00:00

남욱, "곽상도 덕에 하나은행 문제 해결했다고 들어"

2017년경 곽상도 전 국회의원이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에게 돈을 요구하자, 김 씨가 '없는데 어쩌라는 거냐'라고 반말하며 탁자를 내리쳤다고 남욱(사진) 변호사가 증언했다. /이새롬 기자
2017년경 곽상도 전 국회의원이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에게 돈을 요구하자, 김 씨가 '없는데 어쩌라는 거냐'라고 반말하며 탁자를 내리쳤다고 남욱(사진) 변호사가 증언했다. /이새롬 기자

[더팩트ㅣ송주원 기자] 남욱 변호사가 2017년경 곽상도 전 의원이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에게 돈을 요구하자, 김 씨가 '없는데 어쩌라는 거냐'라고 반말하며 탁자를 내리치는 걸 목격했다고 증언했다. 2015년 3월경에는 김 씨로부터 '곽 전 의원을 통해 하나은행 문제를 해결했다'는 취지의 말을 들었다고도 밝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이준철 부장판사)는 25일 이른바 '퇴직금 50억 뇌물'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진 곽 전 의원과 김 씨의 공판을 진행했다.

증인으로서 법정에 선 남 변호사는 2015년 3월 하순 이후 김 씨로부터 '곽 전 의원을 통해 하나은행 문제를 해결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대장동 사업 공모 전 하나은행이 호반건설과 컨소시엄을 구성하려는 움직임을 곽 전 의원이 막아줬다는 취지다. 남 변호사는 "김 씨가 '호반건설이 김정태 당시 하나은행 회장에게 컨소시엄 구성을 제안해 (화천대유와의) 컨소시엄이 깨질 뻔했는데, 곽 전 의원이 하나은행 회장에게 전화해서 막아주셨다'라고 했다"라고 기억했다.

검찰이 '곽 전 의원이 하나은행 회장에게 직접 전화해 막았다고 들었느냐'라고 되묻자 남 변호사는 "(김 씨가) 그렇게 말했다. 통화를 했다는 취지였다"라고 답했다.

2년 뒤인 2017년에는 저녁 식사자리에서 곽 전 의원이 돈을 요구했다가 김 씨와 다투는 광경을 목격했다고 밝혔다. 당시 식사 자리에는 곽 전 의원과 김 씨, 남 변호사, 정영학 회계사가 참석했다. 남 변호사를 비롯해 대부분 만취한 상태에서 곽 전 의원이 '돈 달라'라고 하자 김 씨가 탁자를 손으로 세게 치며 '당장 못 준다. 없는데 어쩌라는 거냐'라고 반말로 화를 냈다는 것이다.

남 변호사는 "제가 뭐라고 말했는지 기억은 안 나지만 모두 술을 많이 마셔 인사불성인 상태였다. 그런데 김 씨가 탁자를 '땅' 쳐서 깜짝 놀란 바람에 (다툰 사실을) 기억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검찰 조사에서는 "곽 전 의원이 '왜 돈 안주냐, 돈 없냐', '돈 있을 때 되지 않았냐' 등의 말을 했다"라고 진술했다.

'50억 클럽' 의혹을 받고 있는 곽상도 전 국의원이 2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위해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하고 있다. /이새롬 기자
'50억 클럽' 의혹을 받고 있는 곽상도 전 국의원이 2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위해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하고 있다. /이새롬 기자

곽 전 의원 측은 반대신문에서 남 변호사로부터 받은 5000만 원을 불법 정치자금이 아닌 변호사비로 '굳히기'에 나섰다. 남 변호사는 18일 공판에서 20대 총선 무렵 대구에 가서 곽 전 의원에게 건넨 5000만 원은 성공보수금 성격의 변호사비였다고 수긍한 바 있다. 그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대장동 개발을 공영개발 형태로 추진하자 민간개발로 바꿔달라는 부동산 개발 시행사의 부탁을 받고 8억 3000만 원을 받은 혐의로 2015년 구속기소 됐으나 무죄를 선고받았다.

다만 남 변호사는 당시 곽 전 의원과 선임 계약서를 따로 작성하지 않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그런데도 김 씨에게서 '상도 형이 네가 무죄를 받도록 많이 도와줬으니 성공보수를 드려야 한다'는 말을 들어 곽 전 의원에게 성공보수금을 주게 됐다고 한다.

곽 전 의원 측 변호인은 이날 공판에서 "요즘도 변호인 선임계를 제출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라고 주장했다. 정식으로 선임 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았지만 법률 지원을 했고, 이에 따른 정당한 대가를 받았다는 취지다. 남 변호사 역시 "그때는 종종 그랬다"며 "선임계를 냈는지는 모르겠다만 변호사로서 비용을 대고 도움을 받았기에 제 변호인이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검찰 수사를 받을 때 도움을 받은 건 맞다"라고 말했다.

곽 전 의원은 2015년 대장동 개발 사업에 참여한 화천대유가 하나은행과 컨소시엄을 꾸리는 데 도움을 주고, 그 대가로 화천대유에서 근무한 아들의 퇴직금 등 명목으로 50억 원(세금 제외 25억 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특정경제범죄법상 알선수재·특정범죄가중법상 뇌물)로 재판에 넘겨졌다. 20대 총선 무렵인 2016년 3∼4월경 남 변호사에게 불법 정치자금 5000만 원을 수수한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도 받는다.

화천 대유 대주주 김 씨는 회사자금으로 곽 전 의원의 아들에게 뇌물을 건넨 혐의(뇌물공여·특정경제범죄법상 횡령)로, 남 변호사는 곽 전 의원에게 불법 정치자금을 건넨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로 추가 기소됐다.

ilraoh@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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