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 파기환송
[더팩트ㅣ장우성 기자] 보험회사의 '위탁계약형 지점장'도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A씨가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을 상대로 낸 부당해고 구제 재심판정 취소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5일 밝혔다.
A씨는 2010년 한화생명 보험설계사 위촉계약을 맺고 4년 뒤부터 위탁계약형 지점장으로 근무했다. 회사가 2018년 위탁계약을 해지한다고 통지하자 A씨는 부당해고라며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내 인용 결정을 받았다. 회사의 불복으로 진행된 중앙노동위 재심에서는 부당해고가 아니라는 판정이 나왔다. A씨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가 아니라고 봤기 때문이다.
1,2심은 모두 중앙노동위의 판단이 옳다며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반면 대법원은 A씨는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 관계에서 한화생명에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라고 판단했다.
회사는 지역본부-지역단-지점으로 이어지는 영업조직을 운영했는데 지역단장은 정규직 지점장과 위탁계약형 지점장을 똑같은 방식으로 관리감독한 것으로 확인됐다.
1,2심은 위탁계약형 지점장에게 정규직 사원과 같은 인사관리시스템이 적용되지 않았고 근무시간 규정도 없었다는 점을 근거로 원고 패소 판결했다. 대법원은 실제 근무시간이 정규직과 차이가 없었고 지점에 배치된 정규직 서무직원이 출근부 관리를 했다고 볼 수 있어 사실상 회사의 지휘 아래 있었다고 봤다.
급여형태도 정규직 지점장과 다르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위탁계약형 지점장 급여는 수수료와 인센티브로 구성됐는데 정규직의 기본급과 인센티브 구조와 크게 다르지 않아 임금의 성격으로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개인별 보수 편차가 컸다는 점도 같았다.
대법원은 또 취업규칙, 인사복무 규정의 적용이나 기본급 문제 등은 사용자가 우월한 지위를 이용해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기 때문에 근로자 판단에 절대 기준이 돼선 안된다고 상기시켰다. 계약형식보다는 근로관계의 '실질'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lesli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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