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이어 송영길·장사익 등 조문객 이어져
[더팩트ㅣ김미루 인턴기자] "법과 문학, 유머에 능했던 스승이었다."
21일 '1세대 인권변호사' 고 한승헌 변호사(전 감사원장)의 마지막을 함께 하기위해 빈소를 찾는 각계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이날 서울 서초구 반포동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한 변호사의 빈소를 찾은 조문객들은 법은 물론 문학에도 다재다능했던 유머러스한 선배로 기억했다. 한 변호사를 '롤모델 법조인'으로 떠올리기도 했다.
변호사로서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활동을 했다는 공통분모를 가진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는 "인권 변호사로서 모델이었고, 제가 민변에서 활동할 때 큰 지침 되는 스승이었다"고 회상했다.
김희수 경기도 감사관(변호사)은 "선배는 제 평생 롤모델이었다"며 "항상 내세우신 게 법의 정신이었다"고 말했다.
김 감사관은 지난 2019년 한 변호사가 유신정권 시절 치른 옥고에 국가배상 판결을 받아낸 일을 회상하며 "민변 후배들도 벌떼처럼 나서겠다고 했겠지만, 폐 끼치기 싫으시다는 이유로 나와 둘이서만 반공법 혐의를 벗어내려고 연구했다"며 "8년 가까이 (고인이) 변호사도 못 하고, 사모님은 다방 종업원을 했다"고 말했다.
민주화 운동 참여자들에게는 운동 '동지'이자 '스승'이었다. 한 변호사와는 절친 관계인 이혜동 목사의 부인 이종옥(83) 씨는 "1970~1980년대 군사독재 시절에 민주화 운동을 같이했던 사이"라며 "다 우리를 두려워 했다"고 회상했다.
이종민(66) 동학농민운동기념사업회 이사장은 "민주화운동 뿌리라고 하는 동학농민운동 100주년 기념사업을 준비할 때 회장을 해주셨다"며 "동학농민운동이 복원되는 데 결정적인 스승 역할 하셨다"고 말했다.
한 변호사 특유의 '유머러스함'과 '예술가적 기질'을 떠올리기도 했다. 민주화 운동 세력의 보호자로서 한 변호사를 기억한다는 김부겸 국무총리는 "당신께서 어려우신 중에서도 조크로 자리를 밝게 해주셨다"며 "(우리가) 빠지기 쉬운 함정, 이를테면 세상에 비판적인 태도에서 긍정적인 시각을 갖게 해주셨다"고 말했다.
고 문익환 목사의 외동딸 문영금(75) 씨는 "워낙 농담을 좋아하셨다"며 그 일화로 "당신께서 개띠이시라며 항상 '개판이다'라는 말을 많이 하셨다"는 이야기를 소개했다.
고인이 참여하는 행사에 노래 봉사를 하며 친분을 쌓았다는 장사익(74) 음악가도 "고인이 지난 1월 '나는 나의 길을 가겠다'는 염원으로 시를 짓고 소개하기도 했다"며 "거기에 노래를 붙여 드렸다"고 회상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오후 3시쯤 직접 빈소를 찾아 5분간 머물렀다.
한 변호사와 문 대통령은 1975년 서울구치소에서 처음 만났다. 한 변호사는 반공법 위반 혐의로, 문 대통령은 학생운동을 하다 수감된 상태였다.
두 사람은 2004년 노무현 대통령 탄핵 당시 공동 변호인단에서 손발을 맞추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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