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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종 이방원' 학대사망 말 이름은 '마리아주'였다

  • 사회 | 2022-02-23 16:46

동물단체 "행정 주체도 뚜렷하지 않아"

한국동물보호연합 등 동물보호단체 회원들이 지난 14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마포경찰서 앞에서 '산채로 길고양이 불태운 동물학대 강력 처벌 촉구 및 고발장 접수' 기자회견을 열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동률 기자
한국동물보호연합 등 동물보호단체 회원들이 지난 14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마포경찰서 앞에서 '산채로 길고양이 불태운 동물학대 강력 처벌 촉구 및 고발장 접수' 기자회견을 열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동률 기자

[더팩트ㅣ최의종 기자] KBS 드라마 '태종 이방원' 낙마 장면 촬영에 동원됐다가 사망한 말이 지난해 8월 은퇴한 퇴역경주마로 확인됐다. 시민단체들은 퇴역경주마 생존권 보장을 위한 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한국동물보호연합 등 95개 동물보호단체들은 23일 오후 1시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동물착취 경마산업 반대 및 퇴역경주마의 생존권 보장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KBS 드라마 '태종 이방원' 제작진은 낙마 장면을 촬영하는 과정에서 배우를 태운 말 '까미'의 다리에 와이어를 묶어 강제로 넘어지게 했다. 까미는 목이 꺾인 채 바닥에 꼬꾸라졌고 일주일 만에 사망해 학대 논란이 일었다.

단체들은 '까미'가 2017년 태어나 한국마사회 고유번호를 갖고 있던 퇴역경주마 '마리아주(MARIAGE)'로 확인됐다며 세 번 경주에 출전했다가 성적을 내지 못하고 지난해 8월 이른 나이에 퇴출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퇴역경주마 생존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단체들은 "(까미는) 퇴출 후 6개월도 채 되지 않아 '언제 죽어도 상관없는 말'로 내몰렸다"라며 "지난해 퇴출된 다른 2000여마리 퇴역경주마들의 운명과 다르지 않았다"라고 밝혔다.

이어 "죽을만한 부상이 없는데도 일부러 죽인 것 아닌지, 최후가 안락하고 정당했는지 의구심을 갖게 한다"라며 "금지 약물 투여 기록도 있어 사체를 식용 또는 사료로 쓰는 것을 마사회와 농림축산식품부가 방치하지 않았는지 의심된다"라고 주장했다.

퇴역경주마를 위한 법 제도 마련도 촉구했다. 이들은 "모든 동물에 있는 고시조차 경주마는 한 줄도 찾아 볼 수가 없고, 제대로 담당 행정 주체도 뚜렷하지 않은 제도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다"라며 "제대로 된 복지프로그램과 법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고 전했다.

bell@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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