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불명확한 개념이라고 보기 어렵다"
'항거불능' 상태의 피해자를 간음한 행위를 처벌하는 형법 조항은 합헌이라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더팩트 DB
[더팩트ㅣ장우성 기자] '항거불능' 상태의 피해자를 간음한 행위를 처벌하는 형법 조항은 합헌이라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준강간죄 등으로 징역 4년이 확정된 A씨가 형법 299조를 놓고 청구한 헌법소원심판 사건에서 재판관 전원 일치로 합헌 결정했다.
이 조항은 사람의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를 이용해 간음 또는 추행을 한 사람을 형사처벌하는 내용을 담고있다.
A씨는 '항거불능'이 자의적 해석이 가능해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 원칙에 어긋난다며 헌법소원을 청구했다.
헌재는 항거불능 상태는 가해자가 성적 침해행위를 할 때 별다른 유형력을 행사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피해자의 판단·대응능력이 결여된 상태라고 규정했다. 같은 조항에 명시된 심신상실에 준해 해석돼야한다고도 설명했다.
항거불능 상태를 이용하는 불법의 크기는 강간·강제추행죄에서 폭행·협박에 준하고, 항거불능 상태는 강간·강제추행죄에서 폭행·협박으로 야기된 대항능력 결여 상태와 마찬가지라고 판시했다.
대법원 판례상으로도 항거불능은 '심리적, 물리적으로 반항이 절대적으로 불가능하거나 현저히 곤란한 경우'라고 나온다.
헌재는 "이 조항이 의미를 예측하기 곤란하거나 법 집행기관의 자의적 해석, 적용 가능성이 있는 불명확한 개념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번 헌재 결정은 형법 299조 중 '항거불능' 부분이 위헌인지 처음 판단한 사건이다.
lesli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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