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부채납→토지사용허가→고소 취하
[더팩트ㅣ김미루 인턴기자] 34년간 노숙인과 노인 등 식사 나눔을 해온 '밥퍼' 최일도(65) 목사와 서울시가 무료급식소 기부채납 뒤 고소를 취하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다일복지재단 관계자는 18일 "서울시와 이른 시일 내에 협조하겠다는 의지를 서로 공감했다"며 "(기부채납과 토지사용허가에) 필요한 절차들을 이제 진행하고 빠른 시간 안에 (오세훈) 시장을 만날 것 같다"고 말했다.
최 목사는 이날 오후 2시부터 2시간 반가량 서울시 복지정책실장과 면담을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기부채납을 통해 문제를 풀어가는 쪽으로 뜻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일복지재단의 또다른 관계자는 "두 분이 웃으면서 회의장을 나오셨다"며 면담 분위기를 전했다.
최 목사는 오후 8시20분쯤 페이스북을 통해 "(시 관계자는) 밥퍼가 계속될 수 있도록 실무자들이 적극적으로 노력하라는 시장님의 특별 지시를 전달받았다며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고 있으니 믿어 달라고 했다"며 "시와 원만한 합의로 밥퍼를 이어갈 수 있도록 최대한 빠른 시일 내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시장님과 저와의 만남도 하루라도 빨리 이루어지도록 하자는 의견에 서로 공감하고 약속하고 돌아갔다"고 적었다.
시는 최 목사가 지난해 6월부터 시유지인 동대문구 답십리동 554번지의 증축 공사를 진행했다며 지난달 10일 경찰에 고발 조치했다. 소유자인 시에게 토지사용승인을 받지 않았다는 이유다.
최 목사는 이곳에서 '밥퍼나눔운동'을 펼치며 노숙인과 노인 등에게 무료로 밥을 제공해왔다. 지난해 증축을 두고 민원이 지속되자 시가 최 목사를 고발했다.
논란이 되자 시는 "무단 증축에 대해 안전사고 예방 등을 위해 공사 중지 및 관련 규정에 적합하게 시설물이 사용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다일복지재단과 협의하겠다"며 "건물을 기부채납한 뒤 사용하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이어 전날에는 실무진이 최 목사를 찾아가 상황을 설명했고, 이날 면담을 가졌다.
최 목사는 "밥퍼 재건축을 추진했던 배경과 고발까지 이어진 경위에 대해 서로 오해한 것도 솔직하게 나눴다"며 "(시는) 담당 부서에서 인지하지 못했던 부분과 절차를 무시하고 고발까지 한 담당 공무원의 성급함과 경솔함에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했다"고 이날 면담 내용을 전했다.
miroo@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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