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피의자신문조서의 증거능력을 폭넓게 인정하고 피의자 출석 조사를 무제한 가능하도록 한 형사소송법 조항이 위헌인지 가려달라는 청구가 각하됐다. 사진은 청구인 유해용 변호사/더팩트 DB
[더팩트ㅣ장우성 기자] 검찰 피의자신문조서의 증거능력을 폭넓게 인정하고 피의자 출석 조사를 무제한 가능하도록 한 형사소송법 조항이 위헌인지 가려달라는 청구가 각하됐다.
헌법재판소는 23일 형사소송법 조항에 청구된 헌법소원 심판 사건에서 재판관 전원일치로 각하 결정했다.
이번 헌법소원은 '사법농단 의혹'에 연루돼 기소됐다가 무죄가 확정된 유해용 변호사(전 서울고법 부장판사)가 청구했다.
형사소송법 200조는 검사나 경찰관이 수사에 필요하면 피의자 출석을 요구해 진술을 들을 수 있다고 규정한다. 유 변호사는 이 조항이 출석 횟수, 기간, 방법 등을 구체적으로 제한하지 않아 검사가 제한없이 피의자를 공개로 불러 장기간 추궁해 자백을 강요하는 결과를 낳는다고 주장했다.
또 공판에서 피고인이 검찰 피의자신문조서가 자신이 진술한 내용대로 기록됐는지 인정하고 적법절차에 따라 작성됐다면 증거로 인정된다는 형사소송법 312조 1항 역시 헌법에 어긋난다고 주장했다.
유 변호사는 이 조항이 피의자신문조서 증거능력 인정요건을 합리적 이유 없이 경찰 작성 피의자신문조서보다 완화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적법절차의 원칙, 무죄추정 원칙에 반하고, 피고인의 진술거부권 및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한다는 것이다. 경찰 피의자신문조서는 법정에서 피고인이 내용을 부인하면 증거능력이 인정되지 않는다.
그러나 헌재는 유 변호사에게 이미 무죄가 확정돼 헌재의 판단이 재판의 결론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며 청구를 각하했다.
lesli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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