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4인방' 기소 후 '50억 클럽' '윗선수사' 시동
[더팩트ㅣ장우성 기자] 지난 9월29일 돛을 올린 대장동 개발 의혹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이 출범한 지 2달이 지났다.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 전 기자 등 '대장동 4인방'을 기소한 수사팀은 뇌물·배임을 넘어 여야 대선후보를 겨냥한 수사로 나아가고 있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사팀은 지난 26~27일 박영수 전 특별검사와 홍선근 머니투데이 회장, 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과 권순일 전 대법관을 불러 조사했다. 이른바 '50억 클럽'에 공통적으로 거론되는 인물이다.
지난 22일 김만배 전 기자와 천화동인 4호 소유주 남욱 변호사,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천화동인 5호 소유주 정영학 회계사를 재판에 넘긴 수사팀은 곧바로 50억 클럽 등 남은 의혹 수사에 들어갔다.
'50억클럽' 관련 인물 외에 '대장동 4인방' 기소 후 일주일간 검찰이 불러 조사한 인물들을 보면 △부산저축은행 부실수사 의혹에 얽힌 대출브로커 조우형 씨 △대장동 개발 의혹 '윗선'과 연관된 임승민 전 성남시 비서실장·이호근 전 대장동 도시개발 추진위원장·정민용 변호사(전 성남도개공 전략사업실장) △킨앤파트너스에서 대장동 사업 초기자금 350억원을 끌어온 천화동인 6호 소유주 조현성 변호사 △화천대유에서 박영수 전 특검 인척 회사를 거쳐 100억원이 흘러들어간 모 토목건설업체 대표 나모 씨 등이다.
대장동 4인방을 1차 기소할 혐의를 다지느라 제대로 살펴보지 못 한 나머지 의혹에 골고루 접근하는 모양새다. 특히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윗선 의혹',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부산저축은행 의혹'을 비롯해 하나은행, SK그룹 관련 의혹도 동시에 수사하고 있다.
수사팀이 연내에는 수사를 마무리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여야가 특검 도입을 주장하고 있지만 합의를 이루기까지는 각각 이해에 따라 복잡한 '고차방정식'을 풀어야 한다. 일단 수사 진행에 시간은 벌 수 있는 셈이다.
출범 두달 동안 수사팀은 고비도 겪었다. 특히 김만배 전 기자의 1차 구속영장 기각, 유동규 전 본부장의 휴대폰 압수수색 실패, '쪼개기 회식'에 따른 코로나 확진자 논란 등을 맞아 여야·진영 양측에서 부실수사와 특검 도입이라는 압력을 받았다.
수뇌부는 여전한 신뢰를 보내고 있다. 김오수 검찰총장은 '쪼개기 회식' 의혹이 제기된 지난 19일 즉각 "방역지침 논란과 관계없이 국민적 관심이 집중된 대장동 의혹 사건 수사에 법과 원칙에 따라 최선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예기치 못한 논란에 수사팀이 동요하지 않도록 발빠르게 메시지를 전달한 것이다. 수사팀을 총괄하던 유경필 부장검사도 일찌감치 교체했다. 검찰 일각에서는 회식 논란을 두고 '수사팀 흔들기'라고 보는 시각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사무 최고 감독자'인 박범계 장관도 '부실수사'라는 안팎의 공세에 방패막이가 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대장동 4인방 기소로 수사가 반환점을 돌았지만 이재명·윤석열 후보가 연관된 의혹 수사는 지지부진하다고 비판한다. 하지만 박 장관은 중간수사 결과나 반환점이라고 표현하기도 이를 만큼 해야 할 수사가 많이 남았고 속도감있게 진행 중이기 때문에 부실수사 등으로 섣불리 예단해서는 안 된다고 반박한다.
상설특검 문제 역시 선을 긋는다. 상설특검은 법무부 장관 요청에 따라 추진할 수 있어 특검보다 설치기간을 최소화할 수 있다. 박 장관이 결단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그러나 박 장관은 한 인터뷰에서 "(상설특검은) 검찰의 수사 결과를 불신하고 부정하는 측면이 있기 때문에 고려한 바가 없다"며 "수사는 끝나지 않았고 우리 중앙지검 수사팀이 엄정하게 수사를 할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잘라말했다.
lesli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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