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의료노조, 휴게실 실태 증언대회 개최
[더팩트ㅣ최의종 기자] "지상 20층, 지하 5층에 달하는 서울 대형병원에서 청소노동자들에게 허락된 것은 겨우 1인당 하나씩 주어진 사물함뿐이다. 600여명 청소노동자는 휴게시간마다 갈 곳 없이 떠돌고 있다."
병원 청소노동자들이 제대로 된 휴게실을 마련해달라고 촉구했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은 16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에서 정춘숙·장철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강은미 정의당 의원과 '병원 내 청소노동자 휴게실 실태 증언대회'를 열었다.
서울 한 대형병원에서 일하는 청소노동자는 "오전, 점심, 오후 30분씩 나눠 쉬고 있지만 휴게실이 없어 좁은 탈의실에 몇 명이 들어가고 나면 나머지는 계단 밑, 직원용 엘리베이터 앞, 폐기물 보관장소 등 구석진 자리를 찾아 앉을 수밖에 없다"라고 토로했다.
다른 노동자도 "많은 사람이 같은 공간에서 쉬다 보니, 코로나19에도 안전하지 않다. 병동에서 감염된 동료가 휴게실에서 쉬다가 수십명이 자가격리 되는 일도 있었다"라고 말했다.
보건의료노조는 이날 지난 7월 2일부터 12일까지 조합원을 상대로 실시한 휴게실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 휴게실 면적에 대한 유효 응답 323명 중 267명(82.7%)가 좁다고 응답했다. 이중 55명(17.9%)이 적당하다, 1명(0.3%)이 넓다고 답했다. 휴게실 환기상태에 대해선 333명 중 213명(64%)이 환기가 잘되지 않고 냄새가 난다고 답했다.
조진영 민주노총 노동안전보건부장은 "노동자들 휴식권 보장이라는 정책 방향에 맞게 전 사업자 적용을 해야 한다. 산업안전보건법 시행령 세부 기준들로 인해 설치에서 배제된 노동자들이 없도록 대응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은미 의원은 "관계부처가 1인당 최소 면적 기준, 환기시설과 냉난방 장치 등 환경 기준이 포함된 제대로 된 시행령 마련에 적극 나서야 한다. 국회에서도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전했다.
bell@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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