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역법 위반 사건…대법, 선고 유예한 원심 파기환송
[더팩트ㅣ장우성 기자] 군사교육훈련에 불응해 병역법 위반으로 고발된 사회복무요원이 정신질환을 앓고있었다면 '정당한 사유'라고 볼 수 있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병역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선고를 유예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수원지법으로 돌려보냈다고 18일 밝혔다.
A씨는 사회복무요원으로 군사교육훈련소에 입소했다가 평소 척추질환에 따른 스트레스로 극단적 선택까지 시도해 일주일 만에 퇴소했다.
퇴소 후에도 병원에서 정신질환 치료를 받다가 다시 극단적 선택을 시도해 응급실에 실려가는 등 상태가 좋지않아 군사교육훈련을 2번 연기했다.
A씨는 훈련을 또 한번 연기하려 했지만 병무청은 사회복무요원 소집업무 규정상 더이상 연기는 불가능하고 병역처분변경 신청만 할 수 있다고 안내했다.
이는 병역법 등 상위법령에 근거가 없는 규정이라고 단정한 A씨는 병무청의 조치에 반발해 병역처분변경 신청을 하지않은 채 병역법 위반으로 고발당했다. 다만 뒤늦게 변경신청을 내 5급 판정을 받고 소집해제됐다.
1,2심은 A씨에게 형의 선고를 유예했다. 선고유예는 유죄는 인정하지만 형을 선고하지 않고 2년간 범죄를 저지르지 않으면 면소하는 제도다.
재판부는 A씨가 정신질환을 앓았더라도 안내를 받고도 훈련 소집에 불응할 만한 정당한 사유가 아니라고 판단했다.
이와 달리 대법원은 A씨가 병역처분변경 신청을 거부하고 군사교육소집에 불응한 것은 본인의 책임이라고 볼 수 없는 정신질환 때문이므로 병역법이 정한 '정당한 사유'라고 봤다.
병역법 88조 1항 2호에 따르면 사회복무요원은 소집통지서를 받고 정당한 사유없이 소집일부터 3일이 지나도 응하지 않으면 처벌받아야 한다. 다만 정당한 사유란 질병 등 소집의무 불이행자의 책임으로 볼 수 없는 사유라는 판례가 있다.
대법원은 원심이 병역법이 정한 '정당한 사유'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며 사건을 다시 판단하도록 했다.
lesli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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