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측 이어 남측도 주택공급 계획에 반기…서울시 "주민 의견 수렴할 것"
[더팩트ㅣ이헌일 기자] 옛 서울의료원 부지를 대한항공 송현동 부지와 맞바꿔 공공주택을 짓는다는 서울시의 계획에 강남구가 강력한 반대의사를 밝혔다.
시는 향후 구와 주민 의견을 수렴해 절차를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정순균 강남구청장은 7일 온라인 기자회견을 통해 "57만 강남구민이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요구한다"며 "서울시는 당사자인 강남구와 사전협의 없이 추진되고 있는 국제교류복합지구 지구단위계획 변경을 위한 열람공고를 당장 중단하라"고 밝혔다.
이어 "이번 열람공고는 우리 강남구와 57만 강남구민을 무시한 처사"라며 "시가 끝까지 독단적으로 지구단위계획을 변경할 경우 앞으로 구는 행정소송을 비롯한 모든 가능한 방법을 동원해 막아낼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옛 서울의료원 부지를 두고 정부가 북측 부지에 공공주택 공급계획을 발표한 데 이어 시가 남측 부지도 대한항공 송현동 부지와 교환해 주택 공급을 추진하자 구가 반기를 든 것이다.
이에 앞서 정부가 발표한 8·4 대책에는 옛 서울의료원 북측부지에 공공주택 3000호를 공급한다는 계획이 포함됐다.
이어 시는 8월 말 LH, 대한항공과 함께 송현동 부지와 강남구 삼성동의 옛 서울의료원 남측부지를 맞바꾸기로 합의했다. LH가 송현동 부지를 사들이고, 이를 옛 서울의료원 부지와 교환해 이 곳에도 일부 공동주택을 짓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시는 6일 지구단위계획 변경 열람공고를 실시한다고 구에 통보했다.
정 구청장은 "공공주택 3000호 공급 계획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삼성동 옛 서울의료원 부지를 송현동 부지와 맞교환하려는 시의 시도는 국제교류복합지구 지구단위계획의 취지나 강남의 미래발전에 전혀 부합하지 않는다"며 "공동주택 추가 조성으로 서울의료원 부지가 고밀주거복합지로 개발되면 앞으로 서울의 국제경쟁력 확보를 위한 MICE산업 발전은 요원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주민들도 코엑스와 잠실운동장 일대 MICE산업의 경쟁력 확보 등을 위해 원안 개발을 요구하고 있다"며 "주민들은 2019년 이후 여러 차례 이 부지가 상위계획에 맞게 국제업무 중심지로 개발될 수 있도록 해달라는 진정탄원서를 시에 제출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올 8월 이와 관련해 오세훈 서울시장과 면담을 요청했으나 아직까지 어떤 반응도 보이지 않고 있다"며 "상생의 가치가 살아있는 도시를 만들겠다는 시의 비전과는 상반된 모습"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서울의료원 부지는 서울시민이자 지역민인 강남구민의 요청에 따라 국제업무거점지 원안대로 개발돼야 한다. 시가 공공주택 3000호 공급계획을 먼저 철회하고, 서울의료원 부지에 대한 개발계획을 구와 충분히 협의한 후 추진할 것을 강력히 요청한다"고 말했다.
이에 시는 북측부지 주택 조성은 향후 협의를 통해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남측 부지도 주거 비율을 20~30%로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시는 이날 오후 설명자료를 통해 "북측부지는 남측부지에 대한 지구단위계획 변경 결정 후 지역의견 수렴, 전문가 자문 등을 거쳐, 입지 특성을 고려한 지역 필요시설, 주택 등 다양한 도입용도를 마련해 사업을 추진할 것"이라며 "향후 주민, 자치구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절차를 이행할 예정"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이번 국제교류복합지구 지구단위계획에는 남측부지에 20~30%로 주거비율을 최소한만 지정하고, 나머지 70~80%는 업무, 회의장 등 기존 용도를 최대한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hone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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