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회복도 전혀 안돼" 징역 3년 6개월…항소장 제출
[더팩트ㅣ송주원 기자]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의 비자금 조성을 도와주고 있다고 거짓말해 약 20억원 규모의 사기를 친 60대 남성이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27부(김선일 부장판사)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 씨에게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했다.
A 씨는 2016년 4월 부동산 컨설팅 업체 대표 B 씨에게 현대자동차그룹 총수 일가와 가깝다고 속인 뒤 20억 2000만 원을 받아낸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자동차 사업에 종사하는 A 씨는 자신이 현대자동차 계열사 대표 출신이라고 소개한 뒤, 정몽구 명예회장과 가까운 사이인데다 정의선 회장(당시 부회장)의 비자금 조성을 도와주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조사됐다. A 씨는 '정 회장이 자동차부품을 중국에 납품하는 과정에서 비자금을 조성하는데 이를 들키지 않기 위해 내 회사 명의로 납품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B 씨에게 '20억을 빌려주면 이런 사업도 함께 하게 해주고 반년 뒤 30억으로 갚겠다'고 제안한 뒤 여섯 차례에 걸쳐 모두 20억 2000만 원을 받았다.
A 씨의 이러한 주장은 모두 거짓이었다. 특히 정 회장의 비자금 조성을 도와주고 있다며 거론한 자동차 부품 중국 수출사업은 실체조차 없었다는 것이 법원의 판단이다. A 씨는 B 씨에게 받은 돈을 채무 변제와 개인 사업 투자금, 생활비 등으로 사용할 계획이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피해자를 기망해 무려 20억 원이 넘는 돈을 편취해 죄질이 가볍지 않다"며 "이 사건 범행이 발생한 지 5년이 지났음에도 피해자는 피해를 전혀 회복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다만 A 씨가 범행을 인정한 점을 유리한 정상으로 고려했다고 밝혔다.
A 씨는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한 상태다.
ilraoh@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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