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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사이다] 사이비종교의 덫, '도를 아십니까?'

  • 사회 | 2021-09-07 00:02

일명 '도를 아십니까' 신도들의 생생한 증언

영화배우 김 씨의 친언니도 선감으로 활동

[더팩트ㅣ탐사보도팀] (잃어버린 7년) 이 책은 작가 본인이 '도를 아십니까'로 불리는 한 종교 단체에 들어간 뒤 계속되는 집착과 폭행을 견디다 못해 경찰의 도움을 받고 탈출한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저희는 취재를 통해 더 많은 피해자들이 있다는 것을 알았고 이 사이비 종교 단체의 민낯을 추적했습니다.

취재진은 한 통의 전화를 걸어온 제보자를 시작으로 여러 명의 피해자를 만나 생생한 증언을 들었습니다.

제보자에 따르면 동생 A 씨는 11년째 이 종교 생활을 하고 있으며 평택 방면(지부 또는 지회) 최고 권력자인 선감 B 씨가 동생을 놔주지 않는다고 주장했습니다.

[제보자: 9년 동안 동생이 어디 위치했는지 몰랐어요. 흥신소 알아보고. 선감 B 씨 10년 만에 평택에 찾아가니 저희 가족 보고 경찰 부르고 동생 아프면 보내주겠다고. 가족이 빼내주지 않으면 (동생) 나올 수가 없어요.]

방면은 지부, 지회 정도로 해석되며 한 방면에는 수십 개의 연락소와 합숙소가 존재하고 있습니다. 그들의 직급은 입문 신도인 외수, 내수를 시작으로 선무, 교령, 선감, 도전 등 피라미드형 구조로 돼 있으며 한 방면의 선감(최고 책임자)까지 오르는 사람은 소수에 불과합니다.

제보자는 A 씨가 그들에 의해 진 빚이 많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취재진과 만난 다른 피해자들도 같은 말을 전했습니다.

[취재진: (그들의 요구가) 아니다 싶다고 느끼셨던 부분이?]

[피해자 C 씨(1개월 신도생활): 계속 "돈에 욕심을 버려라. 물질 돈에는 귀신들이 많이 달라붙어있다"면서 돈을 요구하는 거예요. 왜 그렇게 돈에 집착을 하지.]

[피해자 D 씨(2개월 신도생활): 한 달 정도 됐을 때 그들은 "금전적인 것 요구하지 않는다" 이런 식으로 처음에 이야기하다 별도로 상담 시간을 갖자고 하더니 얼마 (이상) 해야 한다고 일정 금액을 불러요. 저는 1400만 원을 하게 됐는데요.]

[취재진: 목표액을 던져주나요?]

[피해자 D 씨(2개월 신도생활): 그렇죠. 근본도 없어요. 1000만 원에서 2000~3000만 원 왔다갔다 하는 것 같아요. 당장 그 자리에서 대출을 시켜요. 갖은 방법을 다 알고 있더라고요. (연신내 연락소 선감이) 은행까지 따라오더라고요. ATM기까지.]

[피해자 E 씨(4년 신도생활): 빚이 없는 사람은 없어요. 웬만한 사람들은 거기에 2~3년만 있어도 엄청난 빚쟁이가 돼있어요.]

[취재진: 욕설이나 명령도 있었나요?]

[피해자 E 씨(4년 신도생활): 그런 건 많죠. 일상이죠. 없어져야 할 단체입니다. 남자 신도들은 공사를 많이 보내요. 휴게소나 호텔, 식당 이런 것들 많이 짓거든요. 저는 공사 현장에 많이 불려 다녔고요.]

[취재진: 공사는 어디로 가셨나요?]

[피해자 E 씨(4년 신도생활): 괴산에 ㅇㅇ대학교라고 있거든요. 거기가 본진이라고 보시면 돼요. (일당이) 하루에 만 원 나오기는 하는데 그것도 끝나면 다시 돌려줘야 해요. 하루에 한 15시간 일해야 되고 못 잘 때도 있고 (그들은) 그것을 수도라고 포장을 하는 거죠.]

[피해자 F 씨(15년 신도생활): 세어보지는 않았지만 1억 원이 넘는 금액을 거의 (상납했죠). 막대기로 "너희들 척이 붙었다"면서 엉덩이 때리고. 시퍼렇게 멍들면 앉지도 못하거든요. 밥도 안 주고 옥상에 가서 손도 들고 잠도 안재우고. 기사를 보고 다른 분들은 저 같은 피해를 안 받았으면 좋겠어요.]

그들을 따라간 한 번의 실수. 계속된 가스라이팅. 대부분 피해자들은 과거 신도 생활을 많이 후회하고 있었습니다. 취재진은 평택본부가 있는 평택역 일대를 돌며 포교활동하는 신도들을 직접 만났습니다.

[취재진: 절 다니시면서 공부하시는 거예요?]

[거리 신도: 그렇죠. 출가해 있어요. 머리카락 안 깎고 승복도 안 입었지만 절에서 나와있어요. (기자 보며) 외로울 수 있는 팔자거든요. 조상을 위할 때 본인이 같이 풀리게 돼있다는 거예요. 비용은 정해진 건 없어요. 평생에 한 번 하는 거예요.]

[취재진: 믿고 이렇게 (정성) 하면 복이 많이 오나요?]

[거리 신도: 솔직히 저는 뭘 바라고 한 게 아니라서 뭐가 풀리고 나아지길 바라서 그런 건 아니에요.]

앞뒤가 맞지 않은 말을 나열하던 그들의 목적은 '현금'이었습니다. 조상을 위해 정성 즉 제사를 들여야 한다며 나이 숫자만큼 액수를 요구했습니다.

[피해자 G 씨(6년 신도생활): (연락소) 도장에 상납을 하는데 한 달에 1000만 원이던 2000만 원이던. 명목은 그것으로 사회사업 등 한다고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하죠. 정확하게 회계적으로 어떻게 쓰이는지 아는 사람은 최상위 꼭대기 수뇌부밖에 없는 거예요. 굉장히 수직적 구조라서요.]

[취재진: (종교에서) 나온다 했을 때 뭐라 하던가요?]

[피해자 D 씨(2개월 신도생활): 집착을 하는 거죠. 어느 정도 인간관계가 성립됐으니까 마치 연인이 헤어질 때처럼 물고 늘어나요. 다 악랄해요.]

[피해자 C 씨(1개월 신도생활): 그들이 뻔뻔하게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길다가가 사람 붙잡고 저 ㅇㅇㅇㅇㅇ에서 왔는데요라고 하면 누가 오겠냐고" 오히려 이렇게 이야기를 저한테 하더라고요. 고소장에 그동안 일들을 다 적고 ㅇㅇㅇㅇㅇ를 속이고 접근했다고 적었는데요. 경찰분이 이건 명백한 사기죄라고 (했어요.)]

취재진은 피해자 C 씨 부부와 논산시 강산동에 위치한 그들의 연락소를 찾았습니다. 마침 연락소 앞에서 그들을 만났지만 C 씨에게 피해 금액을 돌려주겠다는 확답을 하지 않았습니다. 취재진이 떠난 뒤 그들은 경찰서로 향해 고소 당한 사실을 확인했고, 그날 오후 C 씨 피해액을 전액 돌려주었습니다.

ㅇㅇㅇㅇㅇㅇ 관계자는 취재진에게 보낸 문자를 통해 정부에 등록된 민족종교단체라고 주장했습니다. 한국민족종교협의회에 소속을 확인해 봤습니다.

[취재진: ㅇㅇㅇㅇㅇ가 협회 소속인지 확인이 되셨나요?]

[한국민족종교협의회 관계자: 아니요. (저희 쪽에) 소속 없습니다. ㅇㅇㅇㅇㅇ 이런 건 저희한테 가입이 안 돼있어요.]

[취재진: ㅇㅇㅇㅇㅇ가 정부에 등록된 종교라고 하는데?]

[문화체육관광부 종무실 담당관: 이분들이 등록이라는 표현을 쓰시는 이유는 본인들이 정당성이 있다는 어필을 하기 위해 쓰시는 거 같은데, 그런 국가적인 시스템은 있지 않고요. 종교 활동을 하시는 건 각자 자유적인 활동이라 상관은 없지만, 그걸 국가가 승인하거나 컨트롤하지는 않습니다.]

취재진은 제보자를 다시 만나 A 씨가 마지막으로 목격된 파주시 금촌동으로 향했습니다. 제보자는 오늘도 전화를 걸어 보지만 동생은 답이 없습니다.

[제보자: 6년 만에 (동생이 집에) 왔는데 1890만 원을 가져갔거든요. 그때는 저희가 ㅇㅇㅇㅇㅇ인 줄은 몰랐죠. 동생 행동이 너무 이상했어요. 누구와 통화하며 송금하더라고요. 세 번에 걸쳐서.]

제보자는 취재진에게 수년간 모은 A 씨 관련 자료를 내보였습니다. A 씨의 휴대폰 속에는 평택방면 선감 B 씨와 그 아래 선감들이 A 씨에게 포덕 즉 포교활동을 강요하는 내용이 들어있습니다.

그중 한 선감은 활발하게 활동 중인 영화배우 김 씨의 친언니로 선감 B 씨와 함께 평택방면을 관리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A 씨의 메모 또한 선감들에게 복종하며 포교활동을 꾸준히 해야 한다는 내용이 적혀있습니다. 취재진은 A 씨 메모 속에 남아있는 연락소로 향했습니다.

[취재진: 계신가요? 뭐하나 여쭤보려고요. ooo 씨 계시면 잠깐 볼 수 있을까요?]

[제보자: 저 ㅇㅇㅇ 언닌데요.]

[연락소 관계자: 잠시만요.]

[제보자: 제가 ㅇㅇㅇ 여기 들어가는 거 봤거든요.]

[취재진: 계시면 잠깐만 뵐 수 있을까요?]

[연락소 관계자: 카메라도 있고 그래서요. 잠깐만 문을 닫았다가 금방 열어드릴게요.]

[취재진: (노크하며) 선생님. 인기척은 들리는데.]

취재진은 오랜 시간 문 앞에서 기다렸지만, 그들의 목소리는 들을 수 없었습니다.

다음날 취재진은 제보자와 함께 평택본부 연락소 앞에서 선감 B 씨를 기다렸습니다. 늦은 오후 연락소로 들어서는 B 씨를 확인 후 인터뷰를 시도했습니다.

[취재진: 안녕하세요. 기자로 일하고 있는데 드릴 말씀이 있어서요.]

[제보자: 우리 ㅇㅇㅇ 왜 안 보내주는 거예요?]

[선감 B 씨: 나는 ㅇㅇㅇ 어디 있는지 모르죠. 전화 통화하시라고요. 경찰서 가요. 일로 오세요. 경찰서 가자고요.]

A 씨를 모른다고 언급하던 B 씨는 파출소로 빠르게 이동했습니다. 경찰들에게 억울함을 토로하던 B 씨는 끝내 취재진에 질문에 답변 없이 연락소로 돌아갔습니다. 이후에도 취재진은 A 씨와 선감 B 씨의 입장을 들어보고자 그들에게 수차례 연락을 했지만, 만날 수 없었습니다.

신분을 감춘 채 어둠 속에서 은밀하게 활동하는 그들. 종교의 자유가 있다고 하지만, 그들의 부조리한 행태를 보면 진정한 종교인지 의문이 듭니다.

이 종교 단체는 지금 이 순간에도 거리의 시민들을 향해 포교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피해자들은 그들의 민낯이 널리 알려지기를 애타게 원하고 있습니다. 제보자 또한 동생이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는 그날까지 그들과의 싸움을 멈추지 않겠다고 호소했습니다.

탐사이다는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한 종교 단체가 종교 활동을 빌미로 사람들에 접근, 수 천만 원대 금전을 요구하며 많은 피해를 양산하고 있는 가운데 취재진이 이 단체의 평택 방면을 담당하는 선감(왼쪽 위)을 만나 제보자 가족의 행방을 묻자 답변을 회피하며 인근 경찰 지구대로 도피했다.
한 종교 단체가 종교 활동을 빌미로 사람들에 접근, 수 천만 원대 금전을 요구하며 많은 피해를 양산하고 있는 가운데 취재진이 이 단체의 평택 방면을 담당하는 선감(왼쪽 위)을 만나 제보자 가족의 행방을 묻자 답변을 회피하며 인근 경찰 지구대로 도피했다.

<탐사보도팀=이효균·배정한·이덕인·윤웅 기자>

탐사보도팀 jebo@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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