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 특별기여자 입국…아이 동반 가족 대부분
[더팩트ㅣ영종도=정용석 기자] 아프가니스탄 특별기여자 378명이 26일 '미라클'같이 한국 땅을 밟았다. 11시간 반의 긴 비행을 잊은 채 아프간 아이들은 각자 품에 인형을 꼭 안고 설레는 표정으로 인천국제공항 입국장을 빠져나왔다.
378명의 아프간인은 아프간 카불에서 출발해 기착지인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를 거친 긴 여정 끝에 이날 오후 4시24분께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입국 3시간 전인 오후 1시부터 공항 입국장은 취재진으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오후 6시5분. 입국심사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PCR검사를 마친 아프간인들이 하나둘씩 모습을 드러냈다. 다소 굳은 모습이었지만 취재진의 플래시 세례에 손 인사로 화답했다.
이들은 15~20분 간격으로 20여 명씩 입국장을 빠져나왔다. 대부분 아이를 동반한 가족들이었다. 오랜 비행 후 밟은 한국 땅이 신기한 듯 아이들은 연신 카메라를 쳐다봤다. 히잡을 쓴 엄마 손을 꼭 잡은 채 주위를 둘러보기도 했다.
어른들은 다소 긴장한 모습이었다. 아프간부터 한가득 챙겨온 짐을 들고 오느라 지친 기색도 역력했다. 버스를 타기 위해 공항 12번 출구 앞에 도착하고 나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지나가던 시민들도 미소를 지었다. 입국장 근처를 지나던 한 시민은 취재진에게 "서로 힘들 때 돕는 모습이 보기 좋다"고 말했다.
입국 행렬은 2시간이 넘게 이어졌다. 오후 8시14분께 모든 아프간 가족들이 입국장을 빠져나와 준비된 버스에 차례로 올라탔다. 13대의 버스는 경기 김포의 호텔로 향했다. 특별기여자들은 이곳에서 하루 머물며 PCR 검사 결과를 기다릴 예정이다.
음성 판정을 받은 이들은 충북 진천 국가공무원 인재개발원으로 이동해 14일간 격리 생활을 하게 된다. 양성 판정을 받은 이들은 생활치료센터나 의료기관에서 치료를 받은 후 다시 진천으로 이동한다. 이들은 인재개발원에서 6~8주간 임시생활을 하면서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잘 익힐 수 있도록 적응 교육을 받는다.
27일 오후 도착 예정인 13명을 포함해 391명의 아프간인은 특별기여자 신분으로 국내에 머물 예정이다. 법무부는 출입국관리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취업이 자유로운 장기체류 자격(F-2)을 부여할 방침이다.
이들은 한국 정부가 최근까지 아프가니스탄에서 진행해온 재건 지원활동에 고용된 현지인과 가족이다. 주로 의사, 간호사, IT전문가, 통역사 등 전문직 인력이 대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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