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등기·무보수·비상근' 기준 제시
[더팩트ㅣ장우성 기자]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취업제한 준수를 판단하는 기준으로 '미등기·무보수·비상근'을 제시했다. 이 기준에 따르면 이 부회장이 취업제한을 위반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조심스럽게 입장을 밝혔다.
박범계 장관은 19일 오전 과천 법무부 청사 출근길에 취재진과 만나 구체적으로 살펴보지 않아 이 부회장의 활동이 취업제한 규정에 부합하는지 정확한 판단은 할 수 없다는 전제 아래 이같이 말했다.
박 장관은 "이재용 부회장은 무보수, 비상임에다 미등기 임원이기 때문에 최종적 의사결정을 하는 이사회 참여가 불가능하다는 점이 중요하다"며 "따져봐야겠지만 그것은 취업이라고 보기 어렵지 않느냐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기업 오너가 미등기 상태에서 경영하는 관행 때문에 취업제한 규정이 실효가 없다는 점도 지적된다. 박 장관은 "그런 비판은 일각에서 할 수 있다"면서도 "법무부는 법을 집행하는 책임자로서 시행 중인 법을 해석하는 기준은 그러하다는 것(을 설명드린다)"고 했다.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을 위반해 5억원 이상의 횡령·배임 등의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으면 5년간 취업이 제한되는 규정은 1984년 도입됐으나 사실상 유명무실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2014년 2월 대법원에서 징역 4년이 확정되자 주요 계열사 등기이사에서 물러난 뒤 SK하이닉스 등의 무보수 미등기 이사를 지내겠다고 발표해 논란이 됐으나 이듬해 특별사면됐다. 2019년에는 범법 기업인의 취업승인을 심사하는 특정경제사범관리위원회가 구성되기도 했다. 이같은 입법 취지와 역사를 따져 규정을 해석해야한다는 의미다.
박 장관은 독직폭행 혐의로 1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정진웅 울산지검 차장검사에 대한 조치도 이날 중으로 공개하겠다고 했다.
lesli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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