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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유가족, 특검 수사 결과에 "미흡한 결론"

  • 사회 | 2021-08-10 19:25
이현주 특별검사가 10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변호사회에서 4·16 세월호 참사 증거자료의 조작·편집 의혹 사건 진상규명 수사 결과를 발표한 뒤 인사하고 있다. /이동률 기자
이현주 특별검사가 10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변호사회에서 4·16 세월호 참사 증거자료의 조작·편집 의혹 사건 진상규명 수사 결과를 발표한 뒤 인사하고 있다. /이동률 기자

"피조사자 진술에 의존…참사 이유·책임 밝혀야"

[더팩트ㅣ김세정·정용석 기자] 세월호 참사 증거조작 의혹을 수사해 온 세월호 특검팀이 활동을 마무리하고 최종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특검은 DVR·CCTV 조작 의혹 등에 모두 증거 불충분으로 불기소 결정을 내렸다. 유족들은 "특검도 의혹을 해소하지 못 했다"며 아쉬운 마음을 드러냈다.

이현주 특별검사팀(특검)은 10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지방변호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종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세월호 참사를 둘러싼 각종 의혹을 수사했지만 뒷받침할 증거는 없다고 판단했다.

특검이 들여다 본 의혹은 크게 세 갈래다. △세월호 CCTV 데이터 조작 의혹 △해군 및 해경의 세월호 DVR(디지털영상저장장치) 수거 및 인수인계 과정에 대한 의혹 △DVR 관련 청와대 등 정부 대응의 적정성 등이다.

특검은 90일 동안 대통령기록관과 해군·해경 등 총 10곳을 압수수색하고 관련자 78명을 조사했다. 약 169테라바이트 분량의 디지털 증거를 확보하고 4천시간 상당의 해군 및 해경 음성교신을 녹취해 면밀히 검토하는 등 전방위적인 수사를 벌였지만 증거를 찾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현주 특검은 "증거자료의 조작·편집 의혹 사건에 대한 각종 의혹의 진상을 뒷받침할만한 인적·물적 증거가 없음이 확인됐다"며 "이와 관련해 인지할만한 사건도 발견할 수 없어 공소부제기 결정을 했다"고 말했다.

유경근 세월호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이 10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지방변호사회에서 세월호 특검의 세월호 CCTV 데이터 조작 의혹 등에 대한 수사 결과 발표를 들은 뒤 입장을 밝히고 있다. /뉴시스
유경근 세월호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이 10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지방변호사회에서 세월호 특검의 세월호 CCTV 데이터 조작 의혹 등에 대한 수사 결과 발표를 들은 뒤 입장을 밝히고 있다. /뉴시스

수사결과 발표를 지켜본 세월호 유가족들은 실망감을 드러냈다. 한 유가족은 "특별하게 수사를 하라고 했더니 특별히 검사만 한 것 같다. 그래서 '특검'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경근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은 "특검의 진실을 따라가겠다는 각오는 높이 평가하고 지금도 변함 없다"면서도 "검찰의 세월호 특수단 수사결과를 강하게 비판한 이유가 피의자 내지는 피조사자 진술을 근거로 판단을 내렸다는 것인데 특검도 여전히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유 위원장은 "데이터 조작 등 각종 의혹이 명쾌히 밝혀질 것이라고 크게 기대는 안했지만 적어도 참사 당시 정부가 어찌 대응했는지를 들여다 볼 수 있을지 기대를 많이 했었다"고 유감을 표명했다.

특검 측은 모든 자료와 대상자를 조사했지만 의미있는 증거를 밝혀내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주진철 특검보는 "열심히 들여다봤다. 압수수색 자료로 대통령 기록물이나 국정원 자료도 봤지만 유의미한 것을 발견하지 못했다"며 "있는 사실을 못 밝혀 낸 것이 아니라 없는 것을 밝혀냈다"고 말했다.

특검의 입장에 유족들은 "얼마나 깨끗했는지, 10년이든 30년이든 뒤에 봅시다"라며 현장을 떠났다.

이현주 세월호 참사 증거조작 의혹 진상규명 특별검사가 10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변호사회에서 4·16 세월호 참사 증거자료의 조작·편집 의혹 사건 진상규명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이동률 기자
이현주 세월호 참사 증거조작 의혹 진상규명 특별검사가 10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변호사회에서 4·16 세월호 참사 증거자료의 조작·편집 의혹 사건 진상규명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이동률 기자

유 위원장은 발표 직후 취재진과 만나 "특검 출범 때부터 결과를 믿을 수 있게끔 모든 수사과정을 알고 싶다고 강조했는데 전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90일 동안 최선을 다한 것은 인정하지만 수사보고서와 결과를 깊이 들여다 볼 기회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유족을 조사하지 않은 점도 지적했다. 유 위원장은 "우리가 가장 많이 알고 있고, 자료도 많이 갖고 있다. 피해자로서 충분히 수사 객관성과 공정성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협조할 수 있는 방안이 있었다"며 "저조차 조사를 하지 않았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는 "저희들의 관심은 단 하나다. 왜 304명이 살 수 있었는데 죽었느냐다. 그 이유와 책임이 무엇인가를 밝히는 것이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의 핵심이고 교훈이 돼야 한다"고 했다.

이번 특검이 진상규명을 위한 마지막 수사가 아니라고도 강조했다. 유 위원장은 "이런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으려면 어떤 대책을 세워야 하느냐가 중요한데 전혀 해소된 것이 없다. 이번 특검을 많은 이들이 '마지막 진상규명 기회'라고 이야기 하는데 그런 해석은 지나치다. 사참위도 진상규명할 시간이 1년 가까이 남아 있다"고 설명했다.

sejungkim@tf.co.kr

yo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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