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7기 지방자치가 테이프를 끊은 지 이달로 3년이 됐다. 내년이면 민선 8기 지자체장을 뽑는 지방선거가 실시된다. <더팩트>는 지방정부 권력의 교체기를 앞둔 시점에서 서울시와 25개 자치구를 짚어보는 시간을 마련했다. 내년 서울 지방선거의 전망과 민선 7기의 절반을 차지한 코로나 방역, 주요 구청장들의 이야기를 듣는 순서로 서울 민선 7기 기획을 구성했다. <편집자주>
오 시장, 야권주자 완주 어려울 때 등판 불가피…내년 대선이 지방선거도 좌우할 듯
[더팩트ㅣ이헌일 기자] 민선 7기 서울시장과 구청장의 임기가 1년도 채 남지 않았다. 보궐선거 1년 만에 다시 선거를 치르는 서울시장의 향방과 임기 말을 맞이하는 서울 25개 구청장들의 행보에 시선이 쏠리는 시점이다.
서울시장 선거는 오세훈 시장이 내년 재선, 사실상 4선에 나설지가 최대 변수다.
오 시장은 취임 후 여러 차례 내년 대선에 출마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혀왔다.
다만 윤석열 전 검찰총장, 최재형 전 감사원장 등 야권 대선 주자들이 완주에 실패하거나 지지율이 떨어진다면 '자의반 타의반' 등판해야할 운명을 맞을 가능성도 상당하다.
일각에서는 국민의힘이 내세울 비장의 히든카드로 '대통령 후보 오세훈-서울시장 후보 이준석' 조합을 점치기도 한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지난 보궐선거에서 분루를 삼킨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재도전하리라는 관측이 나온다.
보궐선거 당시 후보 물망에 오르다 불출마 선언한 박주민 의원도 거론된다.
이밖에 서울 3선 의원인 이인영 통일부 장관, 서울시 정무부시장 출신 임종석 전 청와대 대통령 비서실장도 잠재력이 있다는 평가다.
구청장 선거는 민주당 24명 대 국민의힘 1명으로 '완전히 기울어진' 판도의 향방이 관심시다.
일단 민선7기 3연임 구청장 8명, 초선 구청장 13명은 이유는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을 최우선 과제로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27일 서울 각 자치구에 따르면 25개 구청장 중 김영종 종로구청장, 노현송 강서구청장, 문석진 서대문구청장, 박겸수 강북구청장, 성장현 용산구청장, 유덕열 동대문구청장, 이동진 도봉구청장, 이성 구로구청장 등 8명은 이미 3연임을 달성해 민선7기를 끝으로 물러난다.
현행 지방자치법은 지자체장의 연임을 3기까지로 제한하기 때문이다. 노 구청장, 성 구청장, 유 구청장의 사례처럼 임기가 연결되지만 않으면 4선 이상도 가능하지만 연임 제한 상 일단 내년 선거에는 출마할 수 없다.
이들은 약 1년 뒤면 마침표가 찍히는 만큼 그동안 추진한 역점 공약사업 마무리에 힘을 기울일 시기다. 다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라는 최대 현안이 있기 때문에 다른 구청장들과 마찬가지로 방역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데 집중하는 분위기다.
이 중 A 자치구 관계자는 "주요 공약 사업 중에서도 선순위에서 밀린 사업이 있을 정도"라며 "일단은 감염병 대응에 총력을 기울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25명 구청장 중 13명은 초선이다. 김미경(은평)·김선갑(광진)·류경기(중랑)·박성수(송파)·박준희(관악)·서양호(중구)·오승록(노원)·유동균(마포)·유성훈(금천)·이승로(성북)·이정훈(강동)·정순균(강남)·채현일(영등포) 구청장 등 13명은 초선이다. 전체 자치구의 절반이 넘는 곳이 '새내기 구청장'인 셈이다.
이들 역시 재선 등 향후 정치적 행보를 위해 존재감을 각인시켜야 할 시기지만 대부분 코로나19 대응에 전념하는 모습이다. 무엇보다도 민생에 직결된 감염병 사태에 적절히 대응해야 민심을 다질 수 있다는 판단이다.
B 자치구 관계자는 "현실적인 여건 상 자치구 규모에서는 여러 사업을 추진하기에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며 "당장 방역 관련 비용이 계속 늘어나고 있어 큰 사업을 벌일 수 있는 재원 확보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C 자치구 관계자는 "민선 7기 구청장은 임기 절반 이상이 코로나19와 함께였다"며 "결국 이 대응을 얼마나 잘했는지가 평가와 직결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3선도 많고, 초선도 많다는 점이 내년 지방선거에서 지형 변화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도 주목된다. 최소 8곳, 약 1/3은 내년에 새 수장을 맞이하게 되는 데다 지난해 총선에서 민주당에 180석을 몰아 준 민심이 이후 LH(한국토지주택공사) 사태 등을 계기로 크게 요동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는 조은희 서초구청장을 제외한 24명 구청장이 모두 민주당 소속이다.
특히 3연임 구청장의 자치구는 사실상 '무주공산'이다. 원점부터 여야 후보가 승부를 내야하는 상황이다.
또다른 민심의 지표인 총선 결과를 살펴보면 현재 3연임 구청장이 이끄는 지역 중에는 어느 쪽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곳이 여럿이다.
종로구는 '정치 1번가'로 불리며 매 선거 때마다 격전지가 되는 지역구다. 19~21대는 정세균 전 국무총리와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당선됐지만 앞서 16~18대는 당시 한나라당 정인봉·박진 의원이 주민들의 선택을 받았다.
용산구도 지난 총선에서 득표율 0.66%P, 800여 표 차로 당락이 갈린 곳이다. 앞선 총선에서도 진영 전 장관이 당적을 바꿔가며 당선되는 등 민심을 점치기 쉽지 않은 곳으로 꼽힌다.
강서구도 지난해 총선에서는 민주당이 휩쓸었으나 김성태 자유한국당 전 원내대표가 3선에 성공한 지역구가 포함된 곳이다.
강남 3구도 관전 포인트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후보가 역대 최초 당선된 강남구, 16년 만에 민주당 소속 구청장이 탄생한 송파구의 선택이 주목된다. 국민의힘 조은희 구청장에게 2번 연속 압도적 지지를 보내준 서초구도 흥미롭다.
벌써 전체 판세를 점치기는 이르지만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압승을 거둔 국민의힘에 유리한 국면인 것은 사실이다.
오세훈 시장은 지난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25개 모든 자치구에서 박영선 민주당 후보를 눌렀다. 심지어 박영선 후보의 지역구이자 민주당 절대 우세지역인 구로구에서도 득표율 53.2%을 기록했을 정도다.
이같은 추세가 지방선거까지 이어진다면 대폭 물갈이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다만 내년 3월9일 치러지는 제22대 대통령선거가 주목된다. 지방선거를 3개월 앞둔 시점이기 때문이다.
대통령 선거 직후 지방선거가 실시된 사례는 1998년 2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유일하다.
당시 김대중 대통령 당선 후 6개월 후 치러진 서울 지방선거에서는 여당인 새정치국민회의가 승리했다. 고건 서울시장이 당선되고 25개 자치구 중 19곳에서 국민회의 후보가 승리했다.
결국 대선이 서울 지방선거의 판도까지 좌우할 가능성이 높다.
honey@tf.co.kr
-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 ▶이메일: jebo@tf.co.kr
- ▶뉴스 홈페이지: http://talk.tf.co.kr/bbs/report/write
-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