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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쇼크 1년①] 시장 유고부터 오세훈 '컴백'까지…사상 초유 한 해

  • 사회 | 2021-07-09 05:00
9일로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세상을 떠난 지 꼭 1년이 됐다. 사진은 2016년 1월5일 서울 종로구 신년인사회에서 만나 대화하는 오세훈 시장과 고 박원순 시장./뉴시스
9일로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세상을 떠난 지 꼭 1년이 됐다. 사진은 2016년 1월5일 서울 종로구 신년인사회에서 만나 대화하는 오세훈 시장과 고 박원순 시장./뉴시스

지난해 7월9일 박원순 서울시장이 돌연 실종됐다가 숨진 채로 발견됐다. 이후 서울시는 격동의 1년을 보냈다. 1000만 서울 시민의 대표이자 여권 대선주자였던 박 시장의 갑작스런 유고는 물론 사상 초유 성비위에 시민의 충격은 컸다. 최장기 권한대행 체제를 거쳐 오세훈 시장이 10년 만에 시에 재입성하는 드라마도 연출됐다. <더팩트>는 서울시 역사에서 결코 지울 수 없을 지난 1년을 2회에 걸쳐 되돌아 본다.<편집자주>


9개월 권한대행 장기 체제…오세훈 10년 만에 다시 선출, 시정 본격화

[더팩트ㅣ이헌일 기자] 9일로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세상을 떠난 지 꼭 1년이 됐다.

사상 초유의 시장 유고 사태를 겪은 서울시는 이후 이례적으로 긴 9개월 간의 권한대행 체제를 거쳤다.

이어 올 4월에는 오세훈 시장이 보궐선거를 통해 다시 시장으로 '컴백'하면서 이전 10년과는 변화된 방향으로 시정이 펼쳐지고 있다.

지난해 7월9일 경찰에 박 전 시장의 실종신고가 접수됐고, 대대적인 수색을 벌인 결과 이튿날 새벽 시신이 발견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라는 사상 초유의 대규모 감염병 사태에 대응하던 시는 하루 아침에 선장을 잃은 셈이 됐다. 박 전 시장은 사태 초기부터 선제 대응을 선포했다. 때로는 정부에게 쓴소리를 하면서도 보조를 맞추며 수도 서울의 방역을 이끌었다. 갑작스런 유고로 시는 혼란에 빠질 수 밖에 없었다.

이후에는 절차대로 서정협 당시 행정1부시장이 권한대행을 맡았고, 올해 4월 보궐선거까지 약 9개월 간 시정을 이끌었다. 다른 기관을 통틀어도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긴 기간이었다.

서 권한대행은 먼저 내부 분위기 다지기에 나서며 조직을 추슬렀다. 매일 아침 부시장단 및 주요 간부들과 시정 현안을 꼼꼼하게 논의하는 한편 권한은 각 실·국·본부장들에게 위임해 부서 단위에서 책임감을 갖고 업무에 임하도록 했다.

또 홍릉 서울바이오허브 등 경제 현장, 태풍 대비 안전 현장, 손기정 체육공원 등 도시재생 현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의료방역 현장 등 다양한 현장을 다니며 시정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런 가운데 코로나19 2차 유행과 3차 유행 때는 당국과 협조하며 대응했다. 특히 2차 유행 당시에는 집회 금지 조치를 두고 보수단체 등에 강한 비판을 받기도 했다.

오세훈 시장이 4월 8일 오전 서울시청으로 출근하며 소감을 밝히고 있다. /이동률 기자
오세훈 시장이 4월 8일 오전 서울시청으로 출근하며 소감을 밝히고 있다. /이동률 기자

해가 바뀌고 올 4월, 보궐선거에서 오세훈 시장이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꺾고 당선됐다. 2011년 무상급식 논란으로 사퇴한 뒤 약 10년 만의 '컴백'이었다.

오 시장은 취임 이후 시정 방향에 격변이 있을 것이라는 세간의 예상과는 다소 다르게 직원들을 추스르는 데 힘쓰는 한편 기존 정책을 함부로 중단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지켰다. 광화문광장 재구조화도 중단 대신 보완으로 가닥을 잡았고, 각종 방역조치도 강한 메시지와는 달리 실제로는 철저히 정부와 합을 맞추며 진행했다.

그러면서도 서울형 상생방역,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 등 굵직한 이슈에서는 목소리를 냈다. 코로나19와 관련해 일률적인 영업시간 규제가 소상공인·자영업자의 어려움을 가중시킨다며 이를 손보겠다는 의지를 보였고, 일상 속 검사를 위해 자가검사키트 도입도 추진했다.

이후 5월 중순부터 시내 콜센터와 물류센터에서 자가검사키트 시범사업을 진행했다. 직원들이 주기적으로 자가검사키트로 검사해 양성이 나오면 PCR 검사를 받도록 하는 식이다. 이를 통해 지난달 말 기준으로 확진자 4명을 발견했고, 확진자가 나온 콜센터에서 추가로 확진자 14명을 더 찾아냈다.

부동산 정책도 '규제 완화'라는 방향은 명확히하면서도 정부와 호흡을 맞추는 모습을 보여줬다. 서울 집값에 직결되는 만큼 시장 안정이 우선이라는 원칙 아래 주요 요충지를 토지허가거래지역으로 지정하고, 시장 교란 행위를 엄벌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과 김인호 서울시의회 의장, 오세훈 서울시장(왼쪽부터)이 8일 오전 서울시 중구 서울시의회 중앙홀에서 열린 '서울시의회 부활 30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타임캡슐에 의회에서 사용하던 의사봉을 넣고 있다. /윤웅 인턴기자
조희연 서울시교육감과 김인호 서울시의회 의장, 오세훈 서울시장(왼쪽부터)이 8일 오전 서울시 중구 서울시의회 중앙홀에서 열린 '서울시의회 부활 30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타임캡슐에 의회에서 사용하던 의사봉을 넣고 있다. /윤웅 인턴기자

서울시의회와는 취임 초기부터 서로 협치를 강조했으나 조직개편안, 추가경정예산안 심사를 거치며 다소 엇박자가 나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

전임 시장의 역점사업 담당인 도시재생실과 서울민주주의위원회를 축소·통폐합하는 등 내용의 조직개편안을 두고 시의회에서 강력한 비판이 나왔다. 결국 원안대로 통과되기는 했으나 이후 실제 사업 추진을 두고 마찰의 여지는 여전히 남아있다.

추경안 역시 '오세훈표 정책'인 교육플랫폼 '서울런'을 두고 시의회에서 강하게 반발했다. "교육은 교육청에 맡겨야 한다", "사교육을 조장한다" 등 비판이 이어졌고 결국 관련 예산이 대폭 삭감된 채로 통과됐다.

서울시 관계자는 "취임 이후 현안을 챙기는 동시에 시정을 안정적으로 이끌기 위한 기반을 다진 기간이었다고 본다"며 "하반기부터는 본격적으로 오 시장의 정책들이 추진될 것"이라고 말했다.

hone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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