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혁신안 반발 직원들에 서한문
[더팩트|이진하 기자] 재정난으로 인력 감축 등 자구안을 내놓은 김상범 서울교통공사 사장이 반발하는 직원들에게 강제나 압박에 따른 구조조정은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김 사장은 16일 최근 공사가 서울시에 제시한 경영혁신 추진안을 직원에게 설명하는 서한문을 배포했다.
그는 서한문에서 "갑작스러운 혁신안 발표로 불안과 우려를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강제나 압박 등에 따른 인위적 구조조정은 없을 것이며 근무제도 변경도 보수, 복지 등 처우가 저하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오히려 열악한 근무 환경에서 장시간 체류해야 하는 획일적인 근무형태를 근무특성과 개인별 여건에 맞춰 선택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비숙박 위주로 근무시간을 조정하고 체류 시간을 단축해 직원의 건강권과 일·가정의 양립 여건이 개선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김 사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으로 전 국민이 고통받는 상황에서 공사의 재정 위기를 외부 도움만으로 해결할 수 없다며 문제 해결의 주체는 공사 직원이라고 지적했다. 정부와 지자체의 지원을 위해 교통공사가 해야 할 일을 먼저 시작하자고 강조했다.
공사는 지난 4일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경영혁신 추진계획안을 보고했다. 지난해 1조1137억 원 규모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고 올해도 약 1조6000억 원 안팎의 손실이 불가피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경영혁신안에는 전체 인력의 약 10%에 해당하는 1만5000여 명을 감축한다는 계획을 담았다. 자정부터 오전 1시까지 심야 운행을 폐지하는 방안도 고려한다.
이밖에 임금 동결 및 복지비 축소, 사당 복합환승센터 등 보유자산을 매각하는 자구책도 마련했다. 차량 기동반과 기지 기계관리, 구내식당 등 비핵심 업무를 자회사나 외부 전문기관에 위탁하는 방식으로 400여 명의 인력을 감축하겠다는 내용도 포함했다.
서울교통공사 노조는 지난 14일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해 코로나19 등으로 심화한 전국 도시철도의 재정난은 현 정부의 책임이 크다"며 "구조조정 계획은 노동자와 지하철을 이용하는 시민들에게 오롯이 그 책임을 전가하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이어 "철도의 위기 극복을 위해 정부 투자와 지원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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