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성모병원서...장례는 명동성당서 5일장으로
[더팩트ㅣ김병헌 기자] 천주교 서울대교구장을 지낸 정진석 추기경이 27일 오후 10시15분 선종했다. 향년 90세.
서울대교구 관계자는 "정 추기경께서 오늘 밤 노환으로 서울성모병원에서 선종하셨다"면서 "현재 장기기증 의사에 따라 안구 적출 수술이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정추기경은 노환에 따른 대동맥 출혈로 수술 소견을 받았으나 자신이 고령이고 주변에 걱정을 끼치고 싶지 않다며 수술을 받지 않겠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정추기경은 2018년 연명 의료계획서에 연명치료를 하지 않겠다고 서명한 바 있다. 앞서 2006년에는 '사후 각막기증' 등을 약속하는 장기기증에도 서명했다.
정 추기경은 1931년 12월 7일 서울 중구 수표동의 독실한 가톨릭 가정에서 태어났다. 1954년 가톨릭대 신학부에 입학했으며 1961년 3월 사제품을 받았다. 서울대교구 중림동 본당 보좌신부를 시작으로 서울 성신고 교사(1961∼67),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총무(1964∼65), 성신고 부교장(1967∼68)을 지냈다.
1968년에는 이탈리아 유학길에 올라 1970년 교황청 우르바노 대학원에서 교회법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그해 청주교구장으로 임명되면서 최연소 주교로 서품됐다.
고인은 재단법인 청주교구 천주교회 유지재단 이사장·학교법인 청주가톨릭 학원 이사장(1970∼1998), 주교회의 신앙교리위원회 위원장(1978∼1984)·교회법위원회 위원장(1983∼2007)·총무(1987∼1993)를 지냈다.
1996년부터 3년간 주교회의 의장으로도 활동했으며 1998년 서울대교구장에 임명되며 대주교로 승품했다. 평양교구장 서리를 겸하게 된 고인은 2012년 서울대교구장에서 사임하기까지 14년간 교구를 대표했다.
고인은 2006년 2월 한국에서는 고(故) 김수환 추기경에 이어 두 번째로 추기경으로 임명됐다. 특히 고인은 '교회법 전문가'로 꼽힌다.가톨릭교회는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 때인 1983년 새 교회법전을 펴냈다.
당시 청주교구장이던 고인은 교회법전 번역위원장을 맡아 동료 사제들과 한국어판 번역 작업을 시작 1987년 마무리했으며 1989년 라틴어-한국어 대역본이 교황청 승인을 받아 처음 출간됐다.
이후 고인은 2002년까지 총 15권의 교회법 해설서 편찬작업을 마무리하는등 교회법전, 교회법 해설서 15권을 포함해 50권이 넘는 저서와 역서를 펴냈다.
서울대교구는 정 추기경 선종 이후 본격적인 장례 절차에 들어갔다.서울대교구장으로 치러지는 정 추기경 장례는 주교좌성당인 명동대성당에서 5일장으로 거행될 예정이다.
bienn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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