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간접증거도 증명력 있으면 범죄 인정 가능"
[더팩트ㅣ장우성 기자] 살인 혐의를 전면 부인하며 무죄를 주장해온 '관악구 모자 살인 사건' 피고인 조모(43) 씨에게 무기징역이 확정됐다.
대법원 2부(주심 노정희 대법관)는 조씨의 상고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5일 밝혔다.
A씨는 2019년 8월21~22일쯤 서울 관악구 자택에 잠자던 배우자 A씨와 아들 B군을 살해한 혐의로 재판을 받아왔다.
1,2심은 모두 조씨가 범인이 맞다고 보고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이 사건은 목격자나 CCTV 영상은 물론 범행 도구, 혈흔이 묻은 옷 등 직접 증거가 없었다.
조씨는 가족과 함께 잠을 자다 아들의 잠꼬대에 깨 오전 1시35분쯤 집을 나와 자신이 생활하는 공방에 갔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해왔다.
결국 피해자 부검 결과 발견된 음식물 등이 간접 증거로 유죄를 이끌어 냈다.
부검의에 따르면 이들의 사망시각은 8월22일 오전 2시 이전으로 추정됐다.
당일 조씨가 자택에 도착한 오후 8시56분 이후 제3자가 침입하거나 방문한 흔적도 발견되지 않았다.
조씨는 집에서 나오기 전까지 계속 잤다고 진술했지만 그 시간에 휴대폰을 조작한 정황이 나오는 등 진술의 신빙성도 떨어졌다.
수사 결과 조씨가 내연녀 문제 등으로 배우자와 갈등이 심했고 경마에 빠져 경제적으로 궁핍한 상황이라 보험금을 노렸을 가능성도 제시됐다.
대법원은 "형사재판에서 유죄를 인정하려면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확신할 수 있는 증거가 있어야 한다"면서도 "증거는 반드시 직접증거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고, 간접증거를 종합적으로 고찰할 경우 종합적 증명력이 있는 것으로 판단되면 범죄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
lesli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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