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단 가능한지 명시된 규정 없어…"현실적으로 어렵다" 해석도
[더팩트ㅣ이헌일 기자]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tbs가 다시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가 당선된다면 예산 지원을 중단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히자 시장의 월권이라는 반박이 이어졌다.
오 후보는 지난달 '신동아'와 인터뷰에서 tbs에 대한 질문에 "시장이 되면 바로잡을 건 잡아야 한다. 예산 지원을 안 하는 형태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시사 프로그램 '김어준의 뉴스공장'을 중심으로 편향성 논란이 이어지자 시장으로서 재정 압박 수단을 활용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김어준의 뉴스공장'을 둘러싼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최근 몇 년 간 국정감사에서도 야당 의원들이 매번 문제를 제기했다. 지난해에는 권영세 국민의힘 의원 등이 이 프로그램 패널로 출연한 민주당 인사가 국민의힘 인사보다 3배 이상 많다고 지적했고, 2019년에도 다수 의원이 '조국 사태' 등과 관련해 불공정성을 질타했다.
다만 시장이 tbs 예산 지원을 중단할 수 있는 권한이 있는지 규정과 절차상 모호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tbs는 1990년 시 사업소로 시작했다가 지난해 2월19일 독립재단으로 출범, 시출연기관 지위를 갖췄다. 따라서 지방자치단체 출자·출연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 서울특별시 출자·출연기관의 운영에 관한 조례 등이 적용된다.
이 법률에는 대행 사업 비용 부담에 대해 '출자·출연 기관은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의 사업을 대행할 수 있고, 이 경우 그 대행에 필요한 비용은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가 부담한다'고 규정한다. 또 관련 조례에는 '이 법률 조항에 따라 시장이 예산의 범위 내에서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실제로 tbs는 1년 예산 약 500억 원 가운데 올해 기준으로 375억 원을 시 예산으로 충당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절차 상 tbs 등 출연기관에 대한 지원금은 시에서 예산안에 이를 포함해 서울시의회에 제출하면 상임위원회인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등 심의를 거쳐 확정된다"며 "시 차원에서 지원을 끊을 수 있는 지가 명시된 규정은 따로 없다"고 설명했다.
황규복 서울시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장(더불어민주당·구로3)은 "절차 상 시장 방침으로 tbs 지원금을 예산 편성 때 배제하는 것이 가능하기는 할 것"이라며 "그러나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당 의원들도 tbs 측에 공정성을 지켜야 한다는 의견을 낸 적이 있다"며 "다만 야당에서 주장하는 식은 잘못되지 않았나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tbs가 꾸준히 서울시에서 재정 독립을 추진해왔다는 점도 주목된다. 방송통신위원회는 2019년 tbs의 독립법인화를 심의하면서 FM라디오 방송광고 허용은 보류했다.
tbs는 서울시 재정에 의존하지 않고 명실상부하게 독립하려면 상업광고를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기존 지상파 라디오 방송사들의 반대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 때문에 특정 프로그램 찬반에 따른 지원 중단을 추진하기 보다는 이를 계기로 tbs의 재정적 독립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hone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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