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이윤규 전 애경대표 등에 징역형 구형
[더팩트ㅣ김세정 기자] 검찰이 2019년 가습기 살균제 진상규명 청문회 당시 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의 자료 제출 요구를 거절한 애경산업 전 대표이사에게 징역형을 구형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5단독 김준혁 판사는 16일 사회적참사진상규명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윤규·고광현 전 애경산업 대표와 안모 전 AK홀딩스 대표, 전 애경산업 전무 양모 씨, 전 SK케미칼 스카이바이오팀 팀장 최모 씨에 대한 결심공판을 열었다.
검찰은 "가습기 살균제 사건의 중대성과 진상을 규명하기 위해 특조위가 창설됐는데도 가해기업들이 증인으로 출석하지 않는 등 진상규명을 방해해 죄질이 불량하다"며 이 전 대표와 안 전 대표에게 각각 징역 10개월과 징역 1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고 전 대표와 양 씨, 최 씨에겐 각각 벌금 5백만원을 구형했다.
피고인들은 혐의를 모두 인정한다면서도 관련 형사 재판을 받고 있거나 조사를 받고 있던 점 등 참작 사유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윤규 전 대표 측 변호인은 "악의적 의도를 가지고 조사를 방해할 목적으로 자료 제출을 거부한 것이 아니었다"고 "깊이 반성한다"고 했다. 이 전 대표도 최후진술에서 "물의를 일으켜 대단히 죄송하다. 선처해달라"고 했다.
청문회 증인 출석 요구를 받고도 출석하지 않은 혐의로 기소된 최 씨 측은 교도관의 조언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최 씨 측 변호인은 "즉시 출석여부 답변을 체크해서 보내도록 돼 있는데 교도관에게 물어보니 구속 피고인은 불출석으로 기재해서 보내도 된다는 조언을 했다. 변호인의 조언을 받지 못한 상태에서 사유서를 제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 씨 역시 "교도관에게 조언을 들었고 재판에 집중하기 위해서 말을 듣고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그렇게 제출하면 사유가 되는 줄 알았다"며 "대단히 죄송하다"고 했다.
고 전 대표 측 변호인은 "관련 여러 사건에서 조사받는 입장인데 청문회에서 불리한 내용이 나올 수 있는 것은 상당한 부담"이라며 "피고인은 실형을 선고받고 장기간 복역하면서 반성했다"고 했다. 고 전 대표도 "어떤 이유와 설명을 하더라도 조사위에 불출석한 것은 번복되지 않는다. 조사활동에 본의 아니게 차질을 빚어 죄송하고, 사과드린다"고 했다.
안 전 대표 측은 "특조위 요구에 따라 실체적 진실 발견을 위해 노력해야 했지만 (하지 못했다) 그런 잘못된 행동을 뉘우친다"며 "금고 이상이나 집행유예를 선고받으면 금융회사에 취업할 수 없어 사회 복귀 기회 자체가 박탈당하는 결과가 될 수 있다. 벌금형을 내려줄 것을 간곡히 요청드린다"고 했다.
이 전 대표와 안 전 대표는 가습기살균제 참사와 관련된 자료를 제출하지 않은 혐의로 기소됐다. 고 전 대표와 양 씨, 최 씨는 정당한 사유 없이 특조위의 청문회 증인 출석에 응하지 않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선고공판은 다음 달 16일 열린다.
sejungki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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