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조무사도 징역 1년 8월…"죄질 매우 불량"
[더팩트ㅣ송주원 기자] 재계 인사들을 상대로 프로포폴(향정신성의약품)을 상습 투약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성형외과 병원장이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9단독 정종건 판사는 5일 오전 마약류 관리법 위반(향정) 등 혐의로 기소된 성형외과 병원장 김모 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 함께 기소된 간호조무사 신모 씨에게도 징역 1년 8개월을 선고했다. 두 사람에 대해 추징금 1억 7319만 원도 명령했다.
정종건 판사는 "김 씨는 병원장으로서, 신 씨는 총괄실장 간호조무사로서 복무하며 오랜 기간 업무 목적을 벗어나 프로포폴을 투약한 점, 진료기록부를 허위작성하고 마약통합관리시스템에 거짓 보고한 점에 비춰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며 "김 씨 등은 무죄 주장을 제외하고 모든 범행을 인정하지만 변론 경과를 보면 피고인 진술을 통상 자백 사건처럼 유리한 양형으로 참작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정 판사는 "의학적 판단에 따라 질병을 치료할 목적으로 마약류를 투약하는 건 허용되지만, 피고인은 그 필요 범위를 넘어 의료 행위를 빙자해 마약류를 투약했다"며 "프로포폴 중독이라는 부작용이 있음에도 이 사건 시술이나 투약이 필요한지, 필요성에 맞게 최소한으로 사용했는지, 대상자나 진료상황별로 판단이 있었다고 볼 수도 없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프로포폴이 필로폰보다 오남용이 적고 의존성을 일으킬 우려가 적지만 향정신성의약품으로 지정된 지 상당 기간이 지났다. 김 씨 등은 의료계 종사자로서 그 부작용을 알 것"이라며 "김 씨 등은 추후 이 사건이 문제 될 것을 염려해 진료기록부를 고의로 폐기하고 관련자를 회유하려 하거나 증거물 은폐를 시도했다"고 지적했다.
김 씨 등은 서울 강남구 소재 성형외과 병원을 운영, 관리하면서 채승석 전 애경개발 대표이사 등 재계 인사들에게 프로포폴을 상습 투약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이 사실을 숨기기 위해 진료기록부를 폐기하거나 허위로 작성한 혐의도 받았다.
또 김 씨는 총괄실장을 지낸 간호조무사 신 씨를 통해 피부 관리사에게 얼굴 윤곽주사 시술을 시행하게 하는 방법으로 무면허 의료행위를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병원에서 모두 103회에 걸쳐 프로포폴을 불법 투약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채 전 대표는 1심에서 징역 8개월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검찰과 채 전 대표 모두 1심 판결에 항소해 2심이 진행 중이다.
ilraoh@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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