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앤스타

[TF이슈] "새 서울시장에 맡겨야"…광화문광장, 첫 삽 뜨고도 '논란'

  • 사회 | 2020-11-24 05:00
그동안 우여곡절이 많았던 새로운 광화문광장 조성사업이 첫 삽을 떴지만 각 계에서 '졸속추진'이라는 비판이 끊이지 않고 있다. 서울시가 조성공사를 시작한 가운데 18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일대가 조성공사로 인해 팬스로 둘러쳐져 보행자의 진입을 막고 있다. /임세준 기자
그동안 우여곡절이 많았던 새로운 광화문광장 조성사업이 첫 삽을 떴지만 각 계에서 '졸속추진'이라는 비판이 끊이지 않고 있다. 서울시가 조성공사를 시작한 가운데 18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일대가 조성공사로 인해 팬스로 둘러쳐져 보행자의 진입을 막고 있다. /임세준 기자

서울시의회 야 3당 반대입장 밝혀…시민사회도 문제제기 지속

[더팩트ㅣ이헌일 기자] 우여곡절이 많았던 새로운 광화문광장 조성사업이 첫 삽을 떴지만 각 계에서 '졸속추진'이라는 비판이 끊이지 않고 있다.

시민사회에서 시민들의 뜻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며 공사 중단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가운데 서울시의회 야당 의원들도 내년 보궐선거까지 유보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서울시의회 김진수·이석주·성중기·김소양·이성배·여명 국민의힘 의원과 김소영 민생당 의원, 권수정 정의당 의원은 23일 오전 서울시의회 본관에서 합동기자회견을 열고 "시장 부재 상황에서 791억 원이라는 막대한 시민의 혈세를 쏟아 붓는 '광장 성형'에 그토록 집착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납득할 수 없다"며 "곧 있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광화문광장 재구조화를 놓고 심도 있게 토론하고 시민의 선택을 받는 것이 마땅하다"고 밝혔다.

시의회 전체 110석 가운데 절대 다수를 차지하는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제외한 모든 야당 의원들이 뜻을 모은 것이다.

이들은 "서울시민은 현재 코로나19 확산의 공포와 끝없이 치솟는 집값으로 하루하루 고통 속에 살아가고 있다"며 "그리고 이 와중에 서울시장 유고라는 초유의 행정 공백 사태까지 맞이했다"고 진단했다.

이어 "시장권한대행 체제에서 서울시가 지금 해야 할 일은 시민의 혼란을 최소화하고 행정을 안정적으로 관리·유지하는 일"이라며 "그런데 서울시는 보궐선거를 불과 5개월 앞두고 그동안 숱한 논란이 제기된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사업을 기습적으로 밀어붙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야당 의원들은 "수장 없이 강행된 서울시의 졸속행정의 폐해는 누가 책임질 것인가"라며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공사를 즉각 중단하고, 내년도 관련 예산을 자진 철회할 것을 촉구했다.

서울시는 올 9월 광장 서측(세종문화회관쪽) 도로를 없애 광장으로 편입하고, 동측 도로를 7~9차로로 확장하는 내용을 뼈대로 하는 최종 계획을 발표한 뒤 최근 공사에 들어갔다. 그러면서 지난 4년 동안 300회 넘는 시민소통 과정을 거쳐 결정한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성중기 서울시의원(국민의힘·강남1)은 "시민들을 300번 만났다고 하지만 그것은 공사를 언제, 어떻게 하겠다는 등 추진절차에 관한 미팅이었지 시민들의 찬반 의견을 물어본 것이 아니었다"며 "보궐선거가 5개월 밖에 남지 않았는데 왜 겨울에 무리하게 땅을 파겠다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이어 "이 사업은 새 시장에게 부담이 갈 수 밖에 없는 사업"이라며 "다음 시장까지 연결될 사업이라면 시민의 의사를, 나아가 국민의 의사를 충분히 물어서 해야 할 일이지, 지금처럼 졸속 추진해서는 안된다"고 비판했다.

그동안 우여곡절이 많았던 새로운 광화문광장 조성사업이 첫 삽을 떴지만 각 계에서 '졸속추진'이라는 비판이 끊이지 않고 있다. 서울시의회 김진수·이석주·성중기·김소양·이성배·여명 국민의힘 의원과 김소영 민생당 의원, 권수정 정의당 의원은 23일 오전 서울시의회 본관에서 합동기자회견을 열고 사업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서울시의회 국민의힘 제공
그동안 우여곡절이 많았던 새로운 광화문광장 조성사업이 첫 삽을 떴지만 각 계에서 '졸속추진'이라는 비판이 끊이지 않고 있다. 서울시의회 김진수·이석주·성중기·김소양·이성배·여명 국민의힘 의원과 김소영 민생당 의원, 권수정 정의당 의원은 23일 오전 서울시의회 본관에서 합동기자회견을 열고 사업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서울시의회 국민의힘 제공

시의회의 문제제기에 앞서 여러 시민단체들도 비슷한 의견을 지속적으로 제기했다.

경실련, 도시연대, 서울YMCA 등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졸속추진 중단을 촉구하는 시민사회단체 9곳은 지난달 이 사업과 관련한 우려와 쟁점을 정리한 공개질의서를 발표했다. 기존 광장의 문제점은 무엇이었는지, 현 계획에서 서측 광장안을 고집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시장 유고 상황에서 권한대행이 이렇게 중요한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 타당한지 등 내용을 담았다.

그 뒤 서울시가 공사에 들어간 16일에도 기자회견을 열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혼란한 이 시기에 과연 누구를 위한 공사 착공인가"라며 "내년 4월로 예정된 보궐 선거에서 광화문광장의 미래를 두고 시민들이 논의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박 전 시장의 유지를 지킨다는 당신들이 정작 박 전 시장의 정신과 가치를 훼손하고 있다는 점을 명확하게 깨닫기 바란다"며 "사회적 토론과 거버넌스를 중시했던 박 전 시장이 살아있었다면 서울시 행정관료들이 이렇게 무리하게, 이렇게 일방적으로 이 사업을 추진하지는 못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시민사회에서는 광장의 역사성 및 상징성과 도심 교통에서의 역할 등을 감안해 더 세밀하고 포괄적인 종합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또한 이런 내용을 서울시가 시민들에게 정확히 공개하지 않은 채 행정편의주의적인 입장에서 일단 공사를 추진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그동안 우여곡절이 많았던 새로운 광화문광장 조성사업이 첫 삽을 떴지만 각 계에서 '졸속추진'이라는 비판이 끊이지 않고 있다. 서정협 서울시장 권한대행이 16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 브리핑룸에서 열린 새로운 광화문광장 조성 추진 기자설명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그동안 우여곡절이 많았던 새로운 광화문광장 조성사업이 첫 삽을 떴지만 각 계에서 '졸속추진'이라는 비판이 끊이지 않고 있다. 서정협 서울시장 권한대행이 16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 브리핑룸에서 열린 새로운 광화문광장 조성 추진 기자설명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서울시의회 더불어민주당은 야당의 문제제기에 23일 오후 당 차원의 입장문을 내 반박했다.

민주당은 "서울시가 지난 2016년부터 각종 포럼 논의를 비롯해 시민설문조사, 시민대토론회, 공청회 등 4년 여 간 300여회에 이르는 대시민 및 전문가 등의 소통을 거쳤으며, 그 결과 광화문 광장의 단계적 추진에 압도적 공감이 있었음을 밝혔다"며 "야당의 일방적 졸속 추진 주장은 그간의 과정을 모두 도외시한 것으로 상당히 의외"라고 밝혔다.

이어 "지난해 12월 광화문 광장 재구조화 관련 예산안 처리과정 뿐만 아니라 올 5월과 6월 2차례의 코로나19 대응 예산 확보를 위해 광화문 재구조화 예산안을 일부 감축하는 추경안의 본회의 처리과정에서 적극적으로 반대의견을 낸 의원은 야 3당 의원을 포함해 한명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광화문 재구조화 사업은 중단없이 진행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다"며 "민주당은 안팎에서 지적되는 목소리를 경청하고 꼼꼼히 살펴 시민 대다수가 공감하는 광화문 광장이 조성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honey@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이메일: jebo@tf.co.kr
▶뉴스 홈페이지: http://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인기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