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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집회서 태극기 훼손 20대 무죄 확정

  • 사회 | 2020-11-13 06:00
세월호 유가족을 연행하는 경찰에 항의하며 태극기를 불태운 혐의로 재판을 받은 20대에게 국기모독죄 혐의 무죄가 확정됐다./이새롬 기자
세월호 유가족을 연행하는 경찰에 항의하며 태극기를 불태운 혐의로 재판을 받은 20대에게 국기모독죄 혐의 무죄가 확정됐다./이새롬 기자

"대한민국 모독할 의사로 볼 수 없어"

[더팩트ㅣ장우성 기자] 세월호 유가족을 연행하는 경찰에 항의하며 태극기를 불태운 혐의로 재판을 받은 20대에게 국기모독죄 혐의 무죄가 확정됐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A씨의 국기모독죄를 무죄로 판단하고 집시법 위반 혐의 등으로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A씨는 2015년 4월16일 서울광장에서 열린 '세월호 범국민 추모행동' 집회에 참가해 가두행진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경찰이 세월호 유가족들을 연행하자 국기를 모독할 목적으로 태극기에 라이터로 불을 붙여 태운 혐의로 기소됐다.

1심 재판부는 A씨가 '대한민국을 모독할 의사'가 없었다고 보고 이 혐의에 무죄를 선고했다. A씨가 당시 경찰이 시위대에 물대포를 쏘자 부당한 진압에 항의하며 자해하기도 했고 경찰이 강제해산에 나서자 부당한 공권력 행사로 여겨 격분했던 상황을 인정했다.

공권력에 항의 표시로 인근 경찰버스 깨진 유리창에 끼워진 종이 태극기를 꺼내 불을 붙였을 뿐 대한민국을 모독하기 위한 목적이었다고 보기에는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국기모독죄는 형법 제105조에 규정됐다. '대한민국을 모욕할 목적'으로 국기 또는 국장을 손상, 제거 또는 오욕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10년 이하 자격정지 또는 7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한다.

다만 A씨의 일반교통방해, 공용물건손상,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는 유죄로 인정해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항소심도 1심 판단을 존중해 피고와 검사의 항소를 모두 기각했으며 대법원도 원심에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며 형을 확정했다.

김씨는 이 조항의 '대한민국을 모독할 목적'이라는 개념이 모호해 명확성의 원칙에 어긋나고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며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을 내기도 했다. 결과는 합헌 결정이었다.

lesli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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