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제원 의원 주장에 민중기 서울중앙지법원장 반박
[더팩트ㅣ송주원 기자]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등 주요 사건이 김미리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에게 몰린 것이 사법부 신뢰를 잃게 한다며 "김 부장판사가 한국 정치를 다 좌지우지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장 의원은 20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서울중앙지법·서울고법 등 법원 국정감사에서 이같이 발언했다.
이날 장 의원은 "민중기 서울중앙지방법원장이 3년째 법원장을 맡고 있는 건 '장기 집권'"이라며 "국내 주요사건 대부분이 서울중앙지법에 몰리는 것도 과도한 재판 권력 독점"이라는 주장을 폈다.
민 법원장은 "서울중앙지법의 규모가 너무 커서 관리, 운영에 비효율을 초래한다는 이야기가 있었던 걸로 안다"며 "의원님 지적처럼 효율성을 고려한다면 (사건을) 분산하는 것도 충분히 검토할 가치가 있다"고 답했다.
장 의원은 특히 서울중앙지법 형사21부가 조 전 장관 재판과 울산시장 선거개입 사건 등 사회적 이목이 집중된 사건을 맡은 것을 문제 삼았다. 형사21부는 김 부장판사가 재판장으로 이끄는 재판부다.
장 의원은 "서울중앙지법의 한 재판부가 주요 사건을 다 가지고 있다"며 "조 전 장관 사건 하나 맡기도 어려울텐데, 울산시장 선거개입 사건까지 김 부장판사가 다 하고 있다. 김 부장판사가 한국 정치를 다 좌지우지 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김 부장판사가 조 전 장관 사건 재판에서 한 "검찰개혁을 시도한 피고인들에 대한 반격이라는 시각이 있으니 유의해달라"는 발언도 문제라고 봤다. 김 부장판사는 지난 6월 검찰이 증인을 법정 출석 전 검사실에서 면담한 사실이 드러나자 이같이 주의를 줬다.
장 의원은 "이런 용어는 사법부에서 쓰면 안될 정치적 용어"라며 "이런 분한테 정치적 사건이 모두 가 있는 건 곧 사법부 신뢰를 잃는 것 아니냐. 이대로 놔둬도 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 법원장은 재판부의 적절한 소송 지휘라는 입장이다. 그는 "진행 중인 사건에 대해 말하기 조심스럽지만, 저 말이 나오게 된 배경에는 해당 재판에 증인으로 소환된 사람이 검찰청에 들려 진술조서를 열람한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라며 "진술조서 열람이 진술 회유 등 오해의 소지가 있으니 자제하라고 부탁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민 법원장의 설명에도 장 의원은 "어떻게 검찰개혁에 대한 저항(반격)이라는 발언을 하느냐. 정치적 발언을 한 재판장이 수많은 정치사건을 맡고 있는데 국민이 믿을 수 있겠냐"며 의견을 굽히지 않았다.
이에 민 법원장은 "어떤 연구회에 소속돼 있다는 이유를 들어 (판사의) 정치적 성향을 일반화하지 말아달라"고 잘라 말했다.
앞서 야권 등에서 김 부장판사가 우리법연구회 소속이라는 이유로 "정치적으로 편향됐다"는 근거없는 비판을 받은 점을 의식한 답변으로 보인다.
이날 국감에서도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은 김 부장판사를 두고 "재판받는 사람은 담당 판사가 우리법연구회 소속인지만 본다. 이 분(김 부장판사)은 내 편, 네 편밖에 없다"고 언급한 바 있다.
장 의원의 질의시간이 끝난 뒤 마이크를 잡은 송기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피고인으로선 증인이 검찰 진술조서를 미리 보는 건 오해할 여지가 있다"며 "재판장이 편견을 가졌다고 보는 시각은 굉장한 과장"이라고 강조했다.
ilraoh@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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