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기일 지정 거듭 요청…계좌 공개 요구도
[더팩트ㅣ송주원 기자] 후원금 사적 유용 의혹을 받는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을 상대로 후원금 반환 소송을 낸 후원자들이 "진지한 대화를 나누고 싶다"며 조정기일 지정을 거듭 요청했다. 윤 의원 등은 모든 의혹이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서울중앙지법 민사68단독 조상민 판사는 12일 '위안부 할머니 기부금 및 후원금 반환소송대책 모임'(대책모임)이 사회복지법인 '대한불교조계종 나눔의 집'과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상대로 제기한 후원금 반환 소송의 첫 변론기일을 열었다.
앞서 나눔의 집, 정대협은 할머니들을 위해 써야 할 후원금을 다른 용도로 사용했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20여 명의 후원자들로 구성된 대책모임은 지난 6월 서울중앙지법에 "후원금을 돌려 달라"며 나눔의 집과 정대협, 윤 의원에 각각 소송을 냈다.
대책모임 측 법률대리인 김기윤 변호사는 이날 "후원자들은 피고와 이 사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는 생각이 있다"며 "후원자들이 (나눔의 집) 임원진들과 진지하게 대화를 나눌 수 있도록 조정기일을 지정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또 김 변호사는 후원금 지출 내역이 나타난 계좌를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나눔의 집 등 피고 측 대리인단은 후원금 사적 유용 의혹은 사실이 아니기 때문에 원고의 청구는 기각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피고 측 대리인단은 "피고는 후원금을 정관상 사업목적에 부합하는 내용에 한해 사용했고 이 사건 후원자들을 기망한 사실이 없다. 소장에 기재한 불법 행위와 관련해 검찰 역시 모두 혐의없음 처분을 내렸다"며 "정대협 등이 원고를 기망한 객관적 증거가 없기 때문에 원고 측 청구는 모두 기각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 변호사의 조정기일 지정과 계좌 공개 요청에도 "청구 원인이 제대로 정리되지 않은 지금 단계에선 이른 이야기"라며 즉답을 피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진 윤 의원과 정대협 간부의 공소장, 나눔의 집 민관합동조사단의 조사 보고서 등에 대한 증거조사를 마친 뒤 계좌 공개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재판이 끝난 뒤 취재진과 만난 김 변호사는 "후원자들은 정대협, 윤 의원에게 이 사건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조정 절차를 통해 의견을 들어보고자 했으나 즉답하지 않았다"며 "윤 의원과 정대협 간부의 공소장, 나눔의 집 조사보고서를 받아 이를 바탕으로 금융거래 조회를 신청하겠다"고 밝혔다.
김영호 대책모임 대표는 "나눔의 집, 윤 의원과 '(후원금을) 잘못 집행했다면 바로잡겠다'는 건설적 논의 시간을 가질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이렇게 일관적으로 죄가 없다는 태도에 화가 난다"며 "후원자들이 낸 돈을 어떻게 쓰는지 감시하는 것도 힘들고 어려운 과정을 통해 집행해야 된다는 사실이 참담하고 착잡하다"고 심경을 전했다.
나눔의 집 후원금 반환 소송 2차 변론기일은 내년 1월 25일 오후 5시에 열린다.
한편 윤 의원과 정대협 간부 A씨는 지난달 14일 보조금관리법위반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이들 재판은 서울서부지법에서 맡고 있다.
ilraoh@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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