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검사장 휴대전화가 최대변수…"공수처로 넘어갈 것" 관측도
[더팩트ㅣ장우성 기자] 지난 3월 31일 MBC 단독 보도로 불붙은 이른바 '검언유착 의혹' 수사가 채널A 전현직 기자 2명을 기소하는데 그쳤다. 수사팀은 추가수사로 한동훈 검사장의 공모 혐의를 밝혀낸다는 계획이지만 한 검사장의 역공 등에 수사가 순탄치 않으리라는 전망이다.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정진웅 부장검사)는 5일 이동재 전 채널A 기자와 백모 기자를 강요미수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관심이 집중된 한동훈 법무연수원 연구위원(검사장)은 공소장에 공범으로 적시되지 않았다.
이 전 기자와 한 검사장이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먼트코리아(VIK) 대표를 협박해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비위를 캐내려했다는 '검언유착 의혹'의 핵심인 두 사람의 공모관계를 입증하지 못 한 것이다.
한동훈 검사장 측은 이 전 기자 기소 발표 후 입장문을 내 "애초 (이동재 전 기자와) 공모한 사실 자체가 없으므로, 중앙지검이 공모라고 적시 못한 것은 당연하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수사팀은 한 검사장이 수사에 협조하지 않아 혐의를 밝혀낼 수 없었다며 추가수사로 사실을 규명하겠다는 입장이다.
검찰이 '스모킹건'으로 기대하는 한 검사장의 휴대전화는 압수 한달 반이 지났지만 여전히 잠금상태다. 한 검사장이 비밀번호를 알려주지 않기 때문이다.
포렌식 작업을 엄두도 못 내는 상태에서 조급해진 수사팀은 지난달 29일 한 검사장 사무실에서 유심 압수수색을 집행하다 물리적 충돌을 빚는 자충수를 뒀다.
한 검사장이 피의자 신분이 된 지 두달이 되도록 출석 조사도 지난달 21일 1회에 그친데다 조서 열람을 하지 않아 완료하지도 못 한 상태다.
이렇듯 검찰로서는 추가 수사가 관건이지만 한마디로 첩첩산중이다.
이른바 'KBS 오보'에 서울중앙지검 핵심 관계자가 연루됐다는 의혹에 수사팀은 궁지에 몰렸다.
KBS는 지난달 18일 이동재 전 기자와 한 검사장 대화 녹취록에 명백한 공모 증거가 담겼다고 보도했다가 이튿날 오보를 인정한 바 있다.
한 검사장은 서울남부지검에 KBS에 허위사실을 제보한 인물을 찾아달라고 고소장을 제출한 상태다. KBS 보도본부장 등 관계자 8명을 상대로 5억원 손해배상 소송도 걸었다.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이 의혹에 해명하고 수사팀장인 정진웅 부장검사를 수사에서 배제하기 전에는 수사에 협조할 수 없다고 역공을 펼치고 있다.
정진웅 부장검사는 한 검사장과 몸싸움 때문에 독직폭행 혐의로 서울고검에 고소당했다. 고검은 일단 감찰부터 진행하기로 해 정 부장검사도 조만간 조사를 받아야 한다.
이동재 전 기자도 기소 후에는 검찰의 조사에 응하지 않고 재판에만 임할 계획이다.
'권언유착' 공세가 거세지는 것도 '검언유착' 수사의 변수다.
한 검사장 측은 "지금까지 중앙지검이 진행하지 않은 MBC, 소위 제보자 엑스(X), 정치인 등의 ‘공작’ 혹은 ‘권언유착’ 부분을 이제라도 제대로 수사할 것을 요청한다"고 했다.
MBC의 '검언유착 의혹' 단독보도는 언론과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먼트코리아(VIK) 대표의 대리인인 지모 씨, 일부 여권 정치인이 공작한 결과물이었다는 주장이다. 이들도 업무방해와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고발된 상태다.
이를 단독보도한 장인수 MBC 기자는 5일 뉴스데스크에 나와 "나는 2차례 소환 조사를 받고 검찰이 요청하는 모든 자료를 제출했으며 제보자 엑스, 이철 전 대표 등을 합쳐 10회 이상 강도높은 조사를 받았다"며 한 검사장도 검찰 조사에 성실히 응하라고 촉구했다.
지금까지 수사팀이 확보한 증거는 이 전 기자와 한 검사장의 통신기록과 부산대화 녹취록, 이 전 기자가 이철 전 대표에게 보낸 편지 4통, 제보자 지모씨와 교환한 통신기록 정도다.
결국 검찰이 압수한 한 검사장의 휴대전화가 최대 변수가 될 전망이다. 잠금해제에는 줄잡아 수개월이 걸리는 만큼, 일각에서는 이 사건이 앞으로 출범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로 넘어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lesli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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