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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이슈] "모텔 가자" 손목 잡아끈 직장상사 '강제추행'

  • 사회 | 2020-08-05 06:00
5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박상옥 대법관)는 강제추행죄로 기소돼 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A씨의 상고심에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남부지법으로 되돌려보냈다./이새롬 기자
5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박상옥 대법관)는 강제추행죄로 기소돼 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A씨의 상고심에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남부지법으로 되돌려보냈다./이새롬 기자

대법 "특정 신체부위 기준으로 판단하면 안 돼"

[더팩트ㅣ장우성 기자] 같은 직장 부서에 근무하던 A씨와 입사 3개월된 여성 부하직원 B씨는 회식 후 밤늦게 둘만 남게 됐다. A씨는 입사 B씨에게 "모텔에 가자"고 요구했지만 B씨는 거절했다. 그런데도 A씨는 "함께 가자, 못 갈 이유가 뭐가 있느냐"라며 B씨의 손목을 잡아끌었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박상옥 대법관)는 강제추행죄로 기소돼 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A씨의 상고심에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남부지법으로 되돌려보냈다.

1심 재판부는 A씨에게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성폭력치료강의 40시간 수강, 아동·청소년 관련기관 등에 3년간 취업제한도 명했다. B씨의 진술이 일관돼 신빙성이 있고 손목을 잡아 끈 행위가 강제 추행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2심 재판부는 A씨가 피해자에게 모텔에 가자고 요구한 것은 성희롱일 수는 있지만 손목을 잡아 끈 행위가 추행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A씨가 손목을 잡은 것 이상 성적 행동을 하지 않았고 "손목이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는 신체부위라고 보기는 어렵다"는 설명이었다.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모텔에 가자며 피해자의 손목을 잡아끈 행위에는 이미 성적인 동기가 내포돼 추행의 고의가 인정되며 더 나아간 행위가 있어야만 성적으로 의미가 있는 행동이라고 볼 수 없다"며 "피고인이 접촉한 피해자 특정 신체부위만을 기준으로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는지 구별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판시했다.

피고인은 사건 당시 B씨의 설득을 받아들여 택시를 함께 타고 귀가한 점을 강조했으나 재판부는 "강제추행죄 성립에는 영향이 없다"고 일축했다.

lesli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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