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인권위 조사가 최선…추가 증거 요구는 2차 가해"
[더팩트ㅣ김세정 기자]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을 성추행 혐의로 경찰에 고소한 전 비서 A 씨 측이 피해사실을 서울시 관계자에 여러 차례 보고했으나 묵살당했다고 주장했다.
A 씨의 법률대리인 김재련 법무법인 온-세상 변호사는 22일 오전 서울 중구 프란체스코 회관에서 '서울시장에 의한 위력 성폭력 사건 2차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김 변호사는 "피해자가 인사 담당자에게 성 고충을 언급하고 직장 동료에게 (박 시장이 보낸) 불편한 내용의 텔레그램 메시지와 속옷 사진 등을 보여주며 고충을 호소했다"고 주장했다.
김 변호사에 따르면 이를 전해들은 서울시 인사 담당자는 '남은 30년 공무원 생활 편하게 해줄 테니 다시 비서로 와달라', '(박 시장이) 몰라서 그랬다', '예뻐서 그랬다'는 반응을 보였다.
김 변호사는 "A 씨는 '인사이동은 시장에게 직접 허락을 받아라'는 대답을 들었다"며 "(서울시)는 전보조치 노력을 하지 않았고, 성적 괴롭힘 방지를 위한 적극적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A 씨를 계속 근무하도록 했고, 피해에 노출시켜 방조 혐의가 인정된다"고 지적했다.
이 사건 '공소권 없음' 논란을 놓고도 "행위를 한 사람(박 시장)을 형사처벌 하지 못한다는 의미이지, 주된 행위를 방조한 사람이 있는 이상 수사해서 밝히면 처벌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박 시장 사망에 따른 진실 규명 한계를 인정하면서도 "최근 우리 대법원 판례에 비춰보면 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에 해당된다"고 밝혔다.
김 변호사는 지난 8일 경찰에 고소장을 접수하기 전날(7일) 검찰에 먼저 연락한 사실도 밝혔다. 김 변호사는 고소장을 작성한 후 서울중앙지검에 문의했지만, 검찰 측에서 피고소인이 누군지 확인하고 면담하겠다고 해 경찰에 고소장을 냈다고 설명했다.
김 변호사와 지원단체 측에 따르면 A 씨는 지난 13일 '2차 피해'와 관련해 추가 고소장을 제출했다. A 씨는 지난 14일, 16일, 21일 등 총 3차례 조사를 받았다. 김 변호사는 "'피해자 색출', '참교육' 등을 운운했던 사람과 인터넷상에 떠돌아다니던 1차 진술서 유출 경위에 수사가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A 씨 측은 추가 증거를 공개하지 않을 계획이다. 김 변호사는 "피해자 증거 자료는 수사기관에 이미 제출했고, 추가 확보 자료도 그럴 것"이라며 "구체적 내역을 제시하지 않는다고 피해자를 공격하고 비난하는 것은 2차 가해고 책임 전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서울시 진상조사단 문제도 "서울시는 책임 주체이지 조사 주체가 아니다"라며 거부 의사를 거듭 밝혔다. 이미경 한국성폭력상담소 소장은 "서울시 소속 공무원이 조사단에 명명백백히 진실을 말하기 어렵다"며 "국가인권위가 긴급조치와 진정 조사를 진행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강조했다.
박 시장 장례를 서울특별시장(葬)으로 치른 것도 비판했다. 이들은 "박 시장이 성폭력 사실을 인지했고, 이것을 (박 시장이) 심각하게 여겼다는 사실을 비서실장도 인지했지만, 서울특별시장(葬)이 결정, 진행돼 2차 피해가 크게 확산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피소사실 청와대 보고가 규정상 문제없다는 경찰 입장도 반박했다. 김혜정 한국성폭력상담소 부소장은 "앞으로 고위직 성폭력을 신고하는 피해자들이 우려된다"면서 "청와대가 보고받은 사실을 유출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면 과정을 규명할 수 있는 피해자는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피해자 추가 진술과 추가 고소 내용도 현재 청와대에 보고되는가"라고 되물으며 "보고 내용과 보고 대상에 대한 안내가 필요하고, 일방적으로 전달되지 않을 방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A 씨는 지난 1차 기자회견에 이어 이날 기자회견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A 씨는 입장문을 통해 "어떠한 편견도 없이 과정이 밝혀지고, 본질이 아닌 문제에 대해 논점을 흐리지 않고, 밝혀진 진실에 함께 집중해달라"고 당부했다.
sejungki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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