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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이슈] '코링크는 누구 겁니까' 법원 첫 대답 나온다

  • 사회 | 2020-05-20 05:00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가족이 투자한 사모펀드 운용사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코링크PE)의 '자금줄'이라는 의혹을 받는 자동차 부품업체 익성 회장 이모 씨가 지난해 9월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서 검찰 조사를 받던 중 휴식을 위해 잠시 밖으로 나오고 있다. /김세정 기자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가족이 투자한 사모펀드 운용사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코링크PE)의 '자금줄'이라는 의혹을 받는 자동차 부품업체 익성 회장 이모 씨가 지난해 9월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서 검찰 조사를 받던 중 휴식을 위해 잠시 밖으로 나오고 있다. /김세정 기자

"익성이 코링크 지배" vs "조씨가 실운영자"

[더팩트ㅣ송주원 기자]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5촌 조카 조모 씨 재판이 6월 마무리 수순을 밟는다. 조 전 장관 가족이 투자한 펀드 의혹이 제기된지 9개월여 만이고, 조씨가 재판에 넘겨진지 약 7개월 만이다. 당숙 조 전 장관이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내정되며 불거진 의혹이라는 배경이 무색하게도, 조씨 재판의 화두는 그가 실소유주라는 의심을 받는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코링크PE)와 자동차 부품회사 익성의 관계였다. 익성은 지난해 8월 조씨와 투자사 웰스씨앤티 대표간 통화 녹취록에서 처음 등장한 회사로, 코링크PE의 '자금줄'로 거론됐다.

◆"코링크PE에서 조씨는 '조 대표님'이었다"

검찰은 지난해 10월 조씨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위반(횡령) 등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공소장 대전제는 조씨가 코링크PE 실운영자로, 2017년 10월경 경영권을 인수한 WFM에도 막강한 권한을 행사했다는 것이다. 당초 검찰은 코링크PE 실소유주는 조 전 장관의 배우자 정경심 동양대학교 교수로 의심하고 집중 수사를 벌였으나, 공소장에는 조씨를 실운영자, 정 교수를 투자자이자 횡령 등 혐의의 공범으로 적시했다.

검찰이 조씨를 실운영자로 본 주된 근거는 관련자들의 진술이었다. 검찰 조사에 이어 법정에 나온 다수의 증인들은 "코링크PE 실운영자는 조씨"라는 취지의 증언을 내놓기도 했다. 코링크PE 전 대표 이모 씨는 지난 1월 조씨 권유로 코링크PE 대표이사로 취임했지만 회사 자금처분 등 핵심업무를 직접 맡지 않고, 조씨 지시 아래 소소한 실무만 맡았다고 증언했다. 아울러 △자금 관리 △법인카드 한도 설정 △직원 급여 책정 권한도 조씨에게 있었다고 설명했다.

익성 회장과 그 아들 역시 증언대에 서 검찰 주장에 힘을 더했다. 익성 회장 이모 씨는 지난 3월 9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코링크PE 설립부터 운영까지 관여한 바 없다"며 "IFM 운영 및 자금 집행 역시 조씨가 했다. 법인 통장, 도장 모두 조씨가 갖고 있었다"고 증언했다. IFM은 익성 자회사로, 코링크PE 투자사 중 하나다.

2월 5차 공판에 출석한 이 회장의 아들 이모 씨 역시 아버지와 주장을 같이 했다. 이씨는 아버지 지시에 따라 2016~2018년 코링크PE에서 일했다. 이씨는 "코링크PE 의사결정은 전적으로 조씨가 했으며, 최종 결재라인도 조씨였다"며 "조씨는 회식에서도 상석에 앉았고 업무 차량도 아버지보다 좋았다. (익성이 코링크PE를 실운영했다는 주장은) 상식적으로 말이 안된다"고 말했다.

지난해 9월 사모펀드 운용사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PE) 관련 수사에 착수한 검찰이 충북 음성군 익성 본사를 압수수색하기 위해 들어서고 있다. /뉴시스
지난해 9월 사모펀드 운용사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PE) 관련 수사에 착수한 검찰이 충북 음성군 익성 본사를 압수수색하기 위해 들어서고 있다. /뉴시스

◆채용·월급 인상도 마음대로 못하는 '실운영자'?

하지만 이들의 진술은 뒤이은 변호인 반대신문에서 다소 뒤바뀌거나, 신빙성을 잃기도 했다. 특히 조씨의 추천으로 코링크PE에 입사한 이 전 대표와 '익성 2세' 이씨의 입사 초기 사내 입지는 미묘한 차이를 보였다.

이 전 대표는 입사 3개월간 무급으로 일한 이유를 묻는 변호인 질문에 "두 달 정도는 무급으로 일하며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여야 자기(조씨)가 명분이 생긴다고 했다"고 답했다. 또 이 전 대표는 조씨가 자신을 채용할 때 익성의 동의를 구하는 등 독단적으로 결정하지 못했다고 인정했다. 이 전 대표가 대표이사로 취임한 뒤 월급 인상을 요구하자 조씨는 "난 돈이 없으니 익성 임원에게 자연스럽게 얘기해봐라"고 대답했다고 회고했다. 이 회장의 아들 이씨는 코링크PE에 정규직으로 입사해 첫 달부터 봉급을 받으며 일했다.

검찰 측 증인 중 내밀한 사내 '윗선' 사정을 잘 모르는 이들이 포함된 점도 변호인단이 파고든 부분이다. 지난해 12월 첫 공판에 증인석 마이크를 잡은 전 코링크PE 인턴이었다. 그는 검찰 측 신문에서 "피고인을 대표로 알고 '조 대표님'이라 부르며 회사생활을 했다. 경영상 중요한 결정은 조 대표가 내렸고 이외 실무는 이 전 대표가 처리했다"고 증언했다. 하지만 이어진 변호인 측 반대신문에서는 "이 전 대표가 결정할 사안이 있을 때마다 조 대표 사무실을 가길래, 조 대표에게 보고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당시 변호인단은 앞서 나온 "경영상 중요한 결정은 조씨가 내렸다"는 증언은 증인이 직접 목격한 사실이 아닌 추측성 증언으로, 신빙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지난 1월 2차 공판에는 조씨가 즐겨 찾았던 술집 업주가 증인으로 나와 검찰 측 신문에서 "코링크PE 임직원과 자주 저희 술집을 찾았는데 조 씨가 가장 위에 있는 분 같았다"고 증언했다. '피고인이 가장 위에 있다고 생각한 이유가 뭐냐'는 변호인의 질문에는 "(대화) 분위기상 그랬다"고 답했다.

지난해 9월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조국 인사청문회 대책TF 1차회의에서 김도읍 한국당 의원이 조국 당시 법무부 장관 후보자와 코링크PE와의 관계도를 보고 있다. /뉴시스
지난해 9월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조국 인사청문회 대책TF 1차회의에서 김도읍 한국당 의원이 조국 당시 법무부 장관 후보자와 코링크PE와의 관계도를 보고 있다. /뉴시스

◆직접 입 연 피고인 "익성이 코링크 지배"

11일과 18일 2회 기일에 걸쳐 진행된 피고인신문에서 조씨는 직접 입을 열었다. 조씨는 "공소사실 대부분 익성이 코링크PE를 지배하던 때 일이라, 처음에는 제 죄인 줄도 몰랐다"고 밝혔다. 대여인양 WFM 회사자금 13억원을 가져와 정 교수에게 돈을 '갚은 것'도 익성 측 의견을 들은 뒤 결정한 사안이라고 했다. 검찰은 이 13억원을 WFM에 대한 횡령으로 보고 있다. 정 교수가 얽힌 핵심 혐의다. 정 교수는 지난달 28일 이 재판 법정 증언대에 서 "익성이라는 회사가 탄탄한 곳이고 (익성 회장의) 아들이 와서 일하고 있길래 주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했다"고 증언했다. '익성이 코링크PE를 지배했다는 의미냐'라는 변호인 질문에는 "그렇다"고 답했다.

검찰은 이같은 조씨의 주장에 "검찰 조사에서 드러난 피고인의 태도 중 하나가 익성에 책임을 떠넘기는 것이었는데, 피고인이 익성이 관여한 부분을 (검찰에서) 진술하지 않았을 이유가 없다"고 의구심을 드러냈다. 조씨는 "제 죗값은 달게 받겠다. 하지만 제 죄가 아닌 부분은 처벌받고 싶지 않다"고 했다.

조씨의 결심 공판은 6월2일 오전 10시로, 선고 역시 같은 달 내려질 것으로 보인다. '코링크PE는 누구 겁니까'라는 의문에 대한 법원의 첫 대답이다.

ilraoh@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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