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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번방 자경단 자처 '주홍글씨' 운영자 구속영장 기각

  • 사회 | 2020-05-14 21:34
텔레그램 성 착취물 공유방의 자경단(민간 경비 단체)을 자처했던 '주홍글씨'방 운영자 송 모 씨가 14일 오전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성착취물을 제작ㆍ유포한 혐의로 영장실질심사를 마친 뒤 법원을 나서고 있다. /이새롬 기자
텔레그램 성 착취물 공유방의 자경단(민간 경비 단체)을 자처했던 '주홍글씨'방 운영자 송 모 씨가 14일 오전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성착취물을 제작ㆍ유포한 혐의로 영장실질심사를 마친 뒤 법원을 나서고 있다. /이새롬 기자

"n번방, 박사방 범행과는 달라"

[더팩트ㅣ김세정 기자] 'n번방' 등 텔레그램 성착취물 유포 범죄자들의 신상을 공유하는 대화방 '주홍글씨'를 운영해온 20대 남성이 구속을 면했다.

서울중앙지법 원정숙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4일 아동·청소년의 성 보호에 관한 법률위반(음란물제작배포) 등 혐의를 받는 송 씨의 영장실질심사 후 "구속해야 할 사유와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은 'n번방'과 '박사방'에서 피해자를 협박해 성 착취물을 제작·유포하는 범행과는 다르다"고 판단했다. 이어 "'주홍글씨'의 개설자가 아닌 관리자로서 송 씨가 관여한 정도를 고려해 볼 여지가 있고, 수사 과정과 법정에 빠짐없이 출석했고 주거가 일정하다"고 기각 사유를 설명했다.

송 씨는 성 착취물 유포자들을 잡는 자경단을 자처하며 대화방 '주홍글씨'를 운영했다. 이곳에서 성 착취물 유포자들의 신상정보를 공개하는 활동을 해왔다.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과 '부따' 강훈, '이기야' 이원호의 신상도 공개 결정 전 이곳에서 먼저 유포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자경단 활동을 주장하던 송 씨가 'n번방'과 같이 성 착취물을 유포한 또 다른 대화방의 운영자인 것이 드러났다. 송 씨는 '완장방'이라는 별도의 텔레그램 대화방을 운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닉네임 '미희'로 활동하며 아동·청소년 음란물 수백 개를 제작·유포한 혐의를 받는다.

'주홍글씨'는 성 착취물 유포방 운영자들 사이의 세력 다툼 과정에서 서로의 신상정보를 공개하며 견제하기 위해 생겨났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송 씨는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이 제작한 미성년자 성 착취물 120여 개를 불법 소지한 혐의도 있다.

애초 경찰은 송 씨를 조주빈의 공범으로 보고 수사해왔으나 '완장방'을 운영한 사실이 드러나 지난 12일 구속 영장을 신청했다.

sejungki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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