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세대 한복 디자이너' 이리자 씨 별세…향년 85세

'1세대 한복 디자이너' 이리자(본명 이은임·사진) 씨가 21일 노환으로 별세했다. /뉴시스

세계 각지서 한복쇼 수백 회 개최…역대 영부인 한복 도맡아

[더팩트ㅣ송주원 기자] 국내를 넘어 전세계에 한복의 아름다움을 알린 1세대 한복 디자이너 이리자(본명 이은임) 씨가 21일 오후 10시50분께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85세.

고 이리자 씨는 '한복 디자이너'라는 명칭을 최초로 사용한 현대 한복의 장인이다. 1975년 국내 최초로 한복 작품 발표회를 개최해 국내에 한복 열풍을 일으키고 한복의 아름다움을 세계 전역에 알렸다.

고인은 1935년 충남 논산에서 태어났다. 충남대학교 영문과를 졸업한 뒤 어려운 살림에 보탬이 되고자 바느질을 시작해 작은 한복집을 연 것을 계기로 한복 디자이너의 길을 걸었다.

1966년 이리자 한복연구소를 설립하고 1970년 한국인의 체형을 보완해 밑단이 풍성하게 퍼지는 '이리자식 한복패턴'을 개발해 시장에 보급했다. 당초 한복은 일자로 허리에 주름을 잡은 항아리형이었으나 'A라인' 형태로 치마를 디자인했다.

1974~1977년 미스유니스버대회 등 세계 미인대회에서 최우수 민속 의상상을 수상했다. 미국, 일본, 중국, 영국 등 세계 각국에서 수백 회에 걸쳐 한복 패션쇼를 개최했다.

역대 영부인들이 입은 한복도 고인의 손끝에서 나온 작품이다. 이승만 전 대통령의 영부인 프란체스카 여사부터 이순자·이희호·권양숙 여사까지 고인이 만든 한복을 입었다. 프란체스카 여사의 경우 별세 후 입관 때도 고인이 만든 한복 차림으로 영면에 들었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2년 대한민국문화관 훈장과 신사임당상을 받았다.

빈소는 서울 적십자병원 장례식장에 차려졌다. 발인은 23일 오전 10시, 장지는 용인 평온의숲이다.

유족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을 위해 조문을 받지 않고 가족장으로 장례를 치르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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