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인으로서 다양한 사람 만난 것 뿐"…금품 건넨 기업인도 혐의 벗어
[더팩트ㅣ송주원 기자] 대우조선해양에 유리한 칼럼과 사설을 기고하는 대가로 금품을 챙겨 1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송희영(66) 조선일보 전 주필이 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송 전 주필에게 금품을 건넨 박수환 전 뉴스커뮤니케이션(뉴스컴) 대표도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원심과 달리 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3부(배준현 부장판사)는 9일 오전 10시30분 배임수재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송 전 주필과 박 전 대표의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이같이 판결했다.
재판부는 송 전 주필에 대해 "피고인은 언론인으로서 다양한 사람을 만나 건강한 여론을 형성해야 했을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고객을 만난 것으로 보이고 영업의 묵시적 청탁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원심 판단이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송 전 주필이 금품을 대가로 작성한 칼럼 내용에 대해서도 "피고인은 부실기업에는 공적자금 지원보다 국민주 공모(채권기관 보유지분을 개인기관 투자자에게 쪼개 파는 방식)가 바르다는 방식의 견해를 드러낸 것일 뿐, 부정한 청탁에 의해 썼다고 볼 근거가 없다"고 설명했다.
역시 원심을 깨고 무죄로 판단한 박 전 대표에 대해서는 "피고인은 고객을 만나 홍보 업무를 수행했을 뿐, 두 피고인 사이를 상시적 유착관계로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박 씨는 재판부의 무죄 선고에 갑자기 자리에서 쓰러져 부축을 받았다. 송 전 주필과 서로 "정말 무죄냐"라고 되물으며 기뻐 했다.
송 전 주필은 2007∼2015년 박 씨가 운영하던 홍보대행사 뉴스컴의 영업을 돕는 기사 청탁을 대가로 현금과 수표, 골프 접대 등 5000만원에 달하는 금품과 향응을 받은 혐의 등으로 불구속기소 됐다.
1심 재판부는 송 전 주필에 대해 "기자 의무를 저버리고 신문의 주필 지위와 권한을 사적으로 악용해 개인적 이익을 추구했다"며 유죄를 선고했다.
박 씨에 대해서도 "송 전 주필과 장기간 스폰서 형태의 유착관계를 유지하며 근거로 자신의 고객에게 유리한 기사 청탁을 하고 재산상 이익을 제공했다"며 징역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ilraoh@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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