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5년 폭행·협박에 누명…법원, 지난달 형사보상 확정
[더팩트ㅣ송주원 기자] 김기춘(81)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중앙정보부 대공수사국 부장을 지낼 당시 주도한 '재일동포 학원침투 북괴간첩단' 사건의 주범으로 누명을 썼던 재일동포 피해자가 44년 만에 형사보상을 받게 됐다.
3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6부(오석준 부장판사)는 지난해 12월 20일 반공법 위반 등 혐의 재심에서 무죄가 선고된 김오자(70) 씨를 구금한 보상으로 10억7882만원, 비용 보상으로는 529만 원 상당을 지급하는 형사보상을 확정했다.
1975년 11월 김 씨는 부산대학교에서 유학 중 1975년 김기춘 당시 부장이 기획한 것으로 전해지는 '재일동포 학원침투 북괴간첩단' 사건 주범으로 체포됐다.
김 씨는 이듬해 1심에서 사형, 2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아 9년간 수감생활을 하다 가석방됐다.
2017년 중앙정보부의 고문으로 허위 자백을 했다며 재심을 청구했고, 서울고법 형사2부(차문호 부장판사)는 지난 8월22일 "폭행과 협박으로 자백을 강요당한 사실이 확인됐다"며 김 씨에게 무죄 판결을 내렸다.
또 재심 재판부는 "재조사 결과 과거 수사과정에서 김 씨는 영장도 없이 중앙정보부로 연행돼 1개월간 불법 구금된 상태에서 수사를 받았다"며 "위법한 구금상태에서 폭행과 협박으로 확보한 진술은 증거로서 신빙성이 없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영장 없이 수사기관에 연행돼 불법 구금된 과정에서 폭행과 협박을 당해 정신적․ 육체적 고통을 입은 점에 우리 법원도 대단히 안타깝게 생각한다.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ilraoh@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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