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대치동 전세 못 구해 반전세만…"9억 원에 260만 원"
[더팩트|윤정원 기자] 강남과 목동 등 학군이 좋은 지역을 중점으로 전세가격이 사상 최고가를 갈아치우고 있다. 치솟는 전셋값에도 대기수요가 상당해 수요자들은 급매물 찾기에 분주한 모습이다.
24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지난 16일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발표된 이후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상승폭을 확대하는 추이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12월 셋째 주 0.18%(16일 조사 기준) 올랐다. 전주(0.14%)보다 상승폭이 커졌다. 주간 기준으로 2015년 11월 23일 조사 이후 4년 1개월 만에 최대 상승이다.
강남구의 경우 최근 전세 물건이 품귀현상을 빚으며 전셋값이 0.51% 뛰었다. 또다른 학군 인기지역인 양천구도 지난주 0.38%에서 금주 0.43%로 상승폭이 확대됐다.
강남 8학군 수요를 이끌고 있는 강남구 대치동의 경우 전세 물건이 씨가 말랐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소재 E공인중개 관계자는 "문의 전화가 끊임 없이 오는데 지금 대치동에서 전세 찾기는 하늘의 별따기인 것 아시지 않나. 대치 삼성이며 대치동 인근 아파트 전세 물량이 나오질 않는다. 3월 지나서나 전세 물량이 나올 듯하다"라고 말했다. 그는 "급한 거면 은마아파트 1층짜리는 하나 있다. 27동 1층이 6억3000만 원에 나왔다"라고 부연했다.
학군 메카로 일컬어지는 목동도 상황은 비슷하다. 양천구 목동 목동신시가지 2단지 아파트 전용 97.9㎡(13층)는 지난 19일 8억5000만 원에 전세로 거래됐다. 이전 최고가(10월·7억2000만 원)보다 1억3000만 원 비싼 수준이다. 신정동 목동신시가지 14단지(전용 108.28㎡) 역시 지난 20일 7억5000만 원을 기록해 종전 최고치 수준을 기록했다.
서울 양천구 목동 소재 V공인중개업체 관계자는 "30평 이하로는 매물이 안 나온다. 지금 금호1차 30평짜리 9억 급매물이 나오긴 했는데 대기자가 있다"면서 "인기 아파트인 하이페리온2차나 트라팰리스는 전세가 전무하다. 나와도 43평, 49평짜리는 1억원 넘게 뛰어 전세가 13억~14억 원을 호가한다"고 설명했다.
관계자는 "트라팰리스는 반전세만 있는데 48평짜리가 9억에 260만 원, 61평짜리가 7억에 400만 원"이라며 "목동에서 (중개업을) 오래했는데 이런 식으로 값이 뛰는 건 처음 본다"라고 덧붙였다.
김은진 부동산114 팀장은 "계절적인 요인, 학군 수요 등으로 인해 강남, 목동 등의 이 시기 전셋값 상승은 일반적이나 이번에는 정책의 영향도 있어 보인다"며 "내년 (서울 내) 분양 물량은 올해와 비슷한 수준이나 조금 줄어들 예정으로, 강남이나 목동 등 학군 지역의 전세 매물은 늦게 나올 듯하다. 앞서는 매물로 갈아타던 수요가 많았으나 대출 규제 등으로 인해 전세시장에 머무는 수요가 늘어나면서 한동안 전세가격 상승세는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전문위원은 "내년 입주 물량은 올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공급 부족에 따른 가격 상승을 이야기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보유세 부담과 상한제 도입에 따른 청약 대기수요, 자사고 폐지 등과 관련한 교육제도 개편 등에 따라서 전세 인기 지역의 오름세가 예상된다"라고 말했다.
garde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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