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쪽이 죽으면 결국 모두 죽는 운명공동체"
[더팩트ㅣ윤용민 기자] 대학 교수들이 올해의 사자성어로 '공명지조(共命之鳥)'를 선정했다. '목숨을 함께하는 새'라는 의미다. 좌우로 갈려 갈등을 겪고 있는 한국사회에 경종을 울리는 당부를 담았다.
16일 교수신문에 따르면 이번 설문에 참여한 대학교수 1046명 가운데 347명(33%·복수응답)이 공명지조를 올해의 사자성어로 꼽았다.
공명지조는 몸 하나에 두 머리가 있는 상상의 새다. 이 새의 한쪽 머리는 밤에, 다른 한쪽 머리는 낮에 일어난다. 어느 한 쪽이 없어지면 자기 혼자 살아남을 수 있을 거라 착각하지만, 사실 두 머리는 한 몸을 공유하는 운명공동체다. 한 머리가 질투를 느껴 다른 한 머리를 죽이기 위해 독을 먹으면, 결국 두 머리 모두 죽는다.
최재목 영남대 철학과 교수는 "한국의 현재 상황은 상징적으로 마치 공명조를 바라보는 것 같다"며 "서로를 이기려고 하고 자기만 살려고 하지만 어느 한쪽이 사라지면 죽게 되는 것을 모르는 한국 사회에 대해 안타까움이 들어 선정하게 됐다"고 밝혔다.
최 교수는 "우리나라는 지금 좌우 진영논리로 쫙 갈라져 대단히 심각한 이념의 분열증세를 겪고 있다"며 "분열된 우리 사회가 부디 대승적 일심(一心)의 큰 '한 몸'을 함께 살려갔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덧붙였다.
공명지조 다음으로 선택을 받은 사자성어는 '어목혼주'(魚目混珠·29%)다. 물고기 눈이 진주와 섞였다는 뜻으로 가짜와 진짜가 마구 뒤섞여 있어 분간하기 힘든 상황을 의미하다.
지난해에는 짐은 무겁고 가야 할 길은 멀다라는 의미의 '임중도원(任重道遠)'이 올해의 사자성어로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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