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세훈 공판 증인 출석…"할말은 많지만 검찰이 대답해야"
[더팩트ㅣ장우성 기자] 윤석열 검찰총장은 지난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어느 정부 때 검찰의 독립성이 가장 보장됐느냐는 질의에 "MB정부 때가 쿨했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이명박 전 대통령은 검찰이 쿨하다고 생각하지 않는 듯 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2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이순형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14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그가 법정에서 증언에 응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원세훈 전 원장은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 국정원 특수활동비 총 3억5000만원를 상납하는 등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을 위반(국고 등 손실)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중 2억원은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 1억5000만원(10만 달러)은 김희중 전 청와대 제1부속실장을 통해 넘겼다는 게 검찰의 결론이다.
특히 이 전 대통령의 40년 지기 김백준 전 기획관이 2억원을 전달했다고 인정한 진술은 그에게는 치명적이었다. 이 전 대통령은 "원 전 원장에게 특활비를 요구하지 않았고 김 전 기획관에게도 돈을 받았다고 보고받지 못 했다"는 취지로 혐의를 부인했다. 하지만 김 전 기획관을 공격하기 보다 검찰에 불편한 심경을 감추지 않았다.
이 전 대통령 측에 따르면 김 전 기획관은 2개월 동안 58차례 검찰 조사를 받았다. 하루에 한번 꼴로 조사를 받은 셈이다. 김 전 기획관은 올해 80세다.
이 전 대통령은 이날 법정에서 "(김 전 기획관이) 자기 죄로 기소된 건 일주일이면 될 문제다. 결국 본인은 무죄를 받았다"며 "앞으로는 검찰이 그러지 않을 것"라고 지적했다.
김 전 기획관의 진술에는 의구심을 감추지 않았다. 그를 두고 "인간적으로 왜 그렇게 됐을까 안타깝고 어떤 사정이 있었을까"라고 여운을 남겼다. 변호인이 그 배경을 묻자 "할 말은 많지만 그 대답은 검찰 스스로가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검찰을 겨냥했다.

이 전 대통령은 원 전 원장이 유임을 위해 자신에게 10만 달러를 상납했다는 검찰의 주장에도 "(원 전 원장이)유임하겠다고 나랏돈을 썼다는 검사의 생각은 바르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날 증인으로 법정에 모습을 드러낸 이 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공판에는 경호 문제로 한차례 불출석했다. 공판은 초반 3시간은 비공개로 열리다 공개로 전환됐다.
이 전 대통령의 1심 재판부는 이 전 대통령과 원 전 원장을 국고를 손실한 공범으로 보고 유죄를 인정한 바 있다.
지난해 3월22일 이 전 대통령이 구속될 당시 윤석열 총장은 서울중앙지검장이었다. 서울 논현동 자택에서 서울동부구치소로 호송할 때 서울중앙지검장 관용차인 검은색 K9을 제공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lesli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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