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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랜드 채용비리' 한국당 권성동 1심 무죄

  • 사회 | 2019-06-24 20:42
권성동 자유한국당 의원이 24일 강원랜드 채용비리 사건 1심 선고공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후 서울중앙지법을 나와 장제원 의원과 기뻐하고 있다./뉴시스
권성동 자유한국당 의원이 24일 강원랜드 채용비리 사건 1심 선고공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후 서울중앙지법을 나와 장제원 의원과 기뻐하고 있다./뉴시스

"정치검찰 탄압 그만" VS "공부 대신 권 의원 인턴이나"

[더팩트ㅣ송은화 기자] 강원랜드 채용 청탁 혐의로 재판을 받은 권성동 자유한국당 의원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검찰이 권 의원에 적용한 강원랜드 1,2차 교육생 선발 관련 업무방해 등 3가지 혐의 모두를 무죄로 판단했다. 합리적인 의심이 들지 않을 만큼 증명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권 의원의 혐의를 인정하기엔 검찰의 증명이 부족하다는 취지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재판장 이순형 부장판사)는 24일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기소된 권 의원과 함께 기소된 전 강원랜드 본부장 전 모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권 의원의 혐의는 크게 3가지다. 재판부는 우선 권 의원이 자신의 친구이자 강원랜드 본부장이었던 전 모씨를 통해 최흥집 전 강원랜드 대표에게 1.2차 교육생들의 채용을 요구했다는 업무방해 혐의는 인정하지 않았다. 1차 교육생 선발 당시 전 씨가 강원랜드측에 명단을 전달한 것은 맞지만, 권 의원이 이를 전 씨에게 요청한 사실이 완벽히 증명되지 않는다고 봤다.

오히려 청탁을 받았다고 진술한 최 전 사장과 당시 인사팀장이던 권 모씨의 진술을 믿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최 전 사장은 권 의원이 강원랜드 선발절차나 교육생의 지위 등 청탁 내용이 무엇인지 확인조차 않은 채 특정인의 선발을 청탁했다고 진술했는데, 일반인의 경험으로 비추어 볼 때 수긍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또 "최 전 사장이 권 의원에게 청탁 결과를 알려주지 않않는데, 이는 유력자의 청탁을 받아 적극 해결하려는 사람의 행동으로 보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인사팀장 권 모씨가 각종 점수 조작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으로 볼 때 그를 피해자로만 보기도 어렵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권 의원이 아닌 사촌 동생 권은동 신화건설 회장의 청탁으로 볼 여지가 있다고 밝혔다. 강원랜드 인사팀이 권 의원의 청탁 대상자들을 엑셀로 정리한 파일에 대한 관련자들의 진술의 신빙성이 낮은 점을 고려할 때 이를 완전히 배제할 순 없다는 취지다.

또 권 의원이 최 전 사장의 청탁을 들어주는 대가로 비서관을 강원랜드 경력 직원으로 채용하게 한 제 3자 뇌물수수 혐의에 대해서도 같은 이유로 무죄 판단했다. "권 의원이 최 전 사장의 청탁을 받고 승낙한 사실은 인정되지만, 청탁의 대가로 비서관이 채용됐다고 확신할 수 없다"고 밝혔다. 또 "권 의원으로부터 채용을 요구받았다는 최 전 사장의 진술은 공소사실에 부합하지만, 최 전 사장이 구체적인 내용 등을 기억하지 못해 진술을 신뢰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권 의원이 자신의 선거운동을 도와준 고교동창을 강원랜드 사외이사로 선임하는데 관여했다는 직권남용권리행사 방해 혐의에 대해서도 무죄로 봤다. 재판부는 "이 동창은 청와대 인사검증을 통과했고, 추천 당시부터 업무수행 능력이 현저히 부족하다고 볼 만한 명백한 정황도 확인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 "설령 권 의원이 관여했다고 하더라도 추천 당시 산업통산자원부 담당 공무원들과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를 공모했다고 판단하긴 어렵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특히 "국내 유일의 내국인 카지노인 강원랜드 채용에서 실력만으로 응시한 후보자들의 합격이 사실상 불가능할 정도에 이르렀으므로, 절차.내용적으로 중대한 하자가 존재한다"며 이번 채용비리 사건에 대한 전반적인 법적 평가도 잊지 않았다. 그러면서 "최 전 사장과 인사팀장이 별도로 재판을 받고 있는 만큼 이들의 형사책임 부담 여부는 해당 사건에서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권 의원은 선고 직후 "검찰은 그동안 증거를 조작하고 무리한 주장을 통해 정치적으로 저를 매장하려고 했다. 더이상 다시는 정치 검찰에 의한 정치적 반대자에 대한 탄압 행위는 일어나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검찰을 강하게 비난했다. 또 "공정한 판단을 내려준 사법부에 경의를 표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선고에는 장 의원의 부인뿐 아니라 아들과 딸도 함께해 눈길을 끌었다. 또 같은당 장제원 의원이 권 의원 무죄 선고 이후 권 의원보다 더 밝은 표정으로 그와 포옹하며 기쁨을 맘껏 드러내 주변의 주목을 받았다.

안미현 검사가 권성동 의원 무죄 선고와 관련해 자신의 SNS 올린 글 갭쳐
안미현 검사가 권성동 의원 무죄 선고와 관련해 자신의 SNS 올린 글 갭쳐

한편 이번 사건 관련 당시 춘천지검 수사과정에 검찰 지휘부의 수사외압이 있었다는 의혹을 최초 제기한 안미현 의정부지검 검사는 이날 권 의원 무죄 선고에 대해 "강원랜드 매직"이라는 제목으로 압축해 심경을 드러냈다.

안 검사는 "마법과도 같은 일이다. 읽어봐도 무슨 뜻인지 모르겠으나, 청탁한 자 없이 뭔 일로 조작을 했으며, 처벌이 안되는..."라고 글을 올렸다. 또 "자백한 강원랜드 사장과 인사팀장은 처벌받고, 청탁자로 지목된 사람들은 부인해서 면죄 받고, 영화제목을 원용하자면 자백은 미친 짓이다"라고 덧붙였다 .

서울중앙지법이 24일 강원랜드 채용비리 혐의를 받는 권성동 자유한국당 의원을 1심에서 무죄 선고한 뒤 청년참여연대 등 시민단체가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서울중앙지법이 24일 강원랜드 채용비리 혐의를 받는 권성동 자유한국당 의원을 1심에서 무죄 선고한 뒤 청년참여연대 등 시민단체가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참여연대와 강릉시민행동, 청년유니온 등 청년 시민단체들도 이날 권 의원 무죄 선고 직후 "이제 취업준비생들은 학교나 도서관 대신 권 의원실 인턴으로 취업해야 강원랜드 카지노나 공기업에 취업할 수 있냐"고 재판부를 향해 비판을 쏟아냈다.

이들은 또 "현행법상 채용비리를 처벌할 수 있는 법이 없다는 사실에 분노를 느낀다"며 검찰의 항소를 촉구했다.

권 의원은 2012년 11월~2013년 4월 강원랜드 인사팀장 등에게 압력을 넣어 의원실 인턴 비서 등 11명을 채용하게 한 혐의(업무방해)로 불구속 기소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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