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검찰총장, 윤석열 vs 봉욱.이금로.김오수...16일 이후 결정될 듯
[더팩트ㅣ송은화 기자] 제 43대 검찰총장이 될 후보자로 김오수, 봉욱, 윤석열, 이금로 등 4명이 추천됐다. 이들은 그동안 문무일 검찰총장을 이을 차기 총장 후보 중 한명으로 끊임없이 언급돼 왔던 터라 예상 못한 바는 아니라는 반응이 다수였다. 그러나 반신반의했던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이 실제로 후보 명단에 이름을 올리자 문재인 정부 출범과 함께 파격 인사의 아이콘으로 꼽히는 그가 다음 검찰총장이 될 가능성이 커진 것 아니냐는 관측에 힘이 실린다.
검찰총장 후보추천위원회는 13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오후 2시부터 3시간 가량 회의를 열고, 7월 24일 임기를 마치는 문무일 검찰총장(사법연수원 18기)의 후임으로 봉욱(사법연수원 19기) 대검찰청 차장검사, 김오수(사법연수원 20기) 법무부 차관, 이금로(사법연수원 20기) 수원고검장, 윤석열(사법연수원 23기) 서울중앙지검장을 추천했다.
추천위는 당초 검찰총장 후보로 천거됐던 봉욱 대검 차장검사 등을 포함한 8명 중 능력과 인품, 도덕성, 경력 등을 심사했으며, 이들 4명을 선정하는데 위원들의 이견은 없었다고 밝혔다.
차기 검찰 총장 후보가 결정되자 4명의 면면에 관심이 쏠린다. 그 중에서도 단연 주목받는 인물은 윤석열 지검장이다. 검.경 수사권 조정 문제로 정부와 검찰간 갈등이 심화되면서 다크호스로 급부상한 그가 실제 총장이 된다면 검찰에 미치는 영향력은 상당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고검장을 거치지 않고 총장으로 직행한 첫 사례가 되는 만큼, 검찰 관행에 따라 문 총장 다음 기수인 연수원 19기부터 23기인 윤 지검장 동기들까지 고검장, 지검장급 검사들이 대거 사퇴할 가능성이 높다. 23기를 제외하더라도 그 숫자만 20여명에 달한다. 다만 윤 지검장이 사법시험에 늦게 합격해 선배들보다 나이가 많아 후배가 검찰총장이 되면 옷을 벗는 기존의 관례가 깨질 수도 있다.
그동안 가장 오랜기간, 지속적으로 차기 총장 후보로 꼽힌 봉욱 대검 차장검사는 4명 후보 중 가장 선배다. 문무일 총장 체제에서 사실상 2인자로 검찰 안팎에서 대부분 면에서 적당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대검 정책기획과장 등 요직을 두루 거친데다, 현 정부에서 대검 차장으로 근무하며 총장 역할 이해도가 높다는 것이 강점으로 꼽힌다.
이금로 수원고검장도 유력 후보 중 한명이다. 검찰 내부에서는 이 고검장도 봉욱 차장검사와 함께 차기 총장 후보라는 이야기가 끊임없이 나왔다. 문재인 정부 첫 법무부 차관을 지낸데다 3개월 전 신설된 수원고검의 초대 고검장으로 발탁돼 현 정부의 신뢰가 엿보인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정치권과 관계가 원만하다는 평가와 충북 출신이라는 점 역시 이 고검장의 강점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문 총장이 고려대 선배라 이 고검장에게 다소 불리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김오수 법무부 차관 역시 앞의 두 사람과 마찬가지로 문재인 대통령이 '파격' 대신 '조직의 안정'을 택할 경우의 선택지에 가까운 인물이다. 검경 수사권 조정 국면에서 박상기 법무부 장관과 보조를 맞추며 국정 철학 이해도가 높다는 것이 강점으로 꼽힌다. 다만 문 총장이 호남 출신인 만큼, 정부가 두번 연속 호남 출신을 발탁할지 부정적인 시각도 적지 않다.
이번에 총장 후보로 추천된 4명은 사법연수원 19기가 1명, 20기가 2명, 23기가 1명으로 예전과 다르게 기수의 범위가 넓다. 또 윤 지검장이 기수는 가장 낮지만 나이는 가장 많다는 점도 특징이다. 출신 지역은 서울 2명(봉욱, 윤석열), 충청 1명(이금로), 호남 1명(김오수)이다. 출신 대학은 서울대 3명과 고려대 1명(이금로)이다.
박상기 법무부 장관은 이들 4명 중 한 명을 문재인 대통령에게 임명 제청할 예정이다. 문 대통령이 순방을 마치고 귀국하는 16일 이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 뒤엔 인사청문회를 거쳐 문 대통령이 검찰총장을 임명하게 된다.
법무부가 정부부처인 점을 놓고 볼때 사실상 이제 대통령의 결정만 남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의 검찰 개혁 의지가 그 어느때보다 확고한 만큼, 안정보다는 파격에 좀 더 무게를 둘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윤 지검장이 4명의 후보군에 이름을 올린 것 자체만을 놓고도 이런 해석이 나온다. 다만 최근 들어 정부의 인사검증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던 만큼 인사청문회 절차를 무난하게 통과할 수 있는 안정적 인물 중 검찰 개혁을 이끌어 낼 후보를 차기 검찰총장으로 낙점할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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