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단체 규탄 기자회견
[더팩트ㅣ송주원 인턴기자] "여러분은 진정 경찰이 최선을 다해 (버닝썬) 수사결과를 내놨다는데 동의합니까." "그럴 수 없습니다."
버닝썬 사태 중심인물인 가수 승리(29)와 유인석(34) 전 유리홀딩스 대표의 구속영장이 기각되면서 경찰 수사능력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다.
녹색당과 한국여성의전화 등 18개 시민‧여성단체는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지방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경찰의 명운이 다했다”며 민갑룡 경찰청장에게 책임을 물었다.
신지예 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은 “민 청장이 수사에 명운을 건다고 했는데 정말 걸었는지 의문이 든다. 너무나 초라한 수사 결과”라며 “이러한 부실수사로 한국이 권력을 가진 내부자들이 지배하는 강간의 왕국이란 사실을 다시 한 번 실감했다”고 비판했다.
민 청장은 지난 3월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버닝썬 수사를 놓고 “경찰의 명운이 걸렸다는 자세로 전 경찰 역량을 투입해 범죄 조장 풍토의 뿌리를 뽑아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신 위원장은 “경찰로서는 중요한 수사권조정 법안이 국회에서 검토 중인 시점에 다시 한 번 (경찰의) 무능함을 증명했다”며 “버닝썬 수사도 제대로 해내지 못한다면 수사권을 가질 자격이 없다. 권력에 굴복하며 검찰의 개돼지로 살라”고 비난했다.
정미례 성매매문제해결을위한 전국연대 대표 역시 “경찰 최종수사결과는 이 나라가 유흥이라는 이름으로 여성의 몸을 착취하는 문제점을 뿌리 뽑지 못했다”며 “버닝썬 사건은 경찰 유착 의혹에서 시작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민 청장이) 경찰의 명운까지 걸었으니 이번만큼은 믿고 기다렸다”고 울분을 토했다.
김수희 한국여성단체연합 정책부장은 “여성들에게는 한국 사회 모든 곳이 강남역이고 버닝썬”이라며 “성폭력, 성매매, 마약 유통에 공권력 유착 의혹까지 있는 ‘버닝선 게이트’를 청산해야 여성의 섹슈얼리티를 대상화하는 문화가 사라질 수 있다”고 촉구했다.
이날은 지난 2017년 공중화장실에서 여성이 한 남성에게 살해당한 '강남역 묻지마 살인사건'이 일어난 지 3년째가 되는 날이다. 당시 가해 남성은 “여성을 미워했다. 여성이 싫어서 죽였다”는 취지로 진술해 여성혐오 범죄가 화두에 올랐다. 김수희 부장은 “여성들은 ‘미투(Me too)’ 운동 등 성범죄를 넘어 성차별적 사회를 바꾸려 노력했다. 그러나 아직 우리 여성들은 '강남역'에 살고 있다”며 “경찰의 부실한 수사결과는 우리 사회가 3년 전처럼 여전히 여성혐오문화와 성차별적 구조를 가지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했다.
경찰은 승리와 유 전 대표의 구속영장이 기각되고 '경찰총장' 윤 모 총경의 뇌물죄 혐의 등도 입증하지 못 해 도마 위에 올랐다. 같은 날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버닝썬 사건 특검과 청문회를 요구하는 청원이 올라와 서명 수가 6만 건에 달하기도 했다.
ilraoh_@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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