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떠날 때까지 나눔 실천… 아주대의료원에 시신 기증
[더팩트ㅣ이원석 기자] 180억 원을 기부하고 140억 원대 증여세를 부과한 세무당국에 맞서 법정 다툼을 벌여 왔던 황필상(71) 박사가 2018년 마지막 날 별세했다.
가난했지만 최선을 다해 공부해 한국과학기술원(현 KAIST) 기계공학과 교수를 역임하기도 했던 황 박사는 지난 1991년 생활정보신문(수원교차로)를 창업해 성공을 거뒀다.
황 박사는 지난 2002년 보유하고 있던 수원교차로 주식 90%(10만 8000주)를 모교 아주대에 기증했다. 시가 177억여 원에 달한 큰 액수였다. 자신처럼 가난한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원하기 위한 취지였다.
학교는 '황필상 아주 장학재단'(현 구원장학재단)을 설립, 전국 대학생에게 장학금 및 연구비를 지원했다.
그러나 세무당국은 지난 2008년 황 박사의 기부에 대해 재단에 140여억 원을 증여세로 부과했다.
재단은 2009년 "명백한 장학지원 활동과 투명한 운영이 드러나 있는데도 거액의 세금을 부과한 것은 잘못"이라며 행정소소을 제기했다. 1심은 장학재단의 손을 들어줬지만 2심은 수원세무서의 손을 들어줬다.
지루한 법정공방 끝에 지난해 4월 대법원은 "경제력 세습과 무관하게 기부를 목적으로 한 주식 증여에까지 거액의 증여세를 부과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최종적으로 황 박사의 손을 들어줬다.
소송은 이겼지만 소송 스트레스로 인해 황 박사의 몸은 많이 쇠약해졌던 것으로 전해졌다.
황 박사는 세상을 떠나는 길까지 나눔을 실천했다. 그는 지난 1994년 아주대의료원에 시신 기증을 서약했다. 병원 측은 "고인의 뜻에 따라 기증한 시신이 의학 발전에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고 했다.
황 박사 빈소는 서울 서초구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lws20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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