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체험학습 자제' 당부…유은혜 "고3 관리·감독 강화할 것"
[더팩트|문혜현 기자] 경찰은 19일 강릉 펜션 사고로 숨진 학생들의 몸속 일산화탄소가 치사량을 넘는 것에 주목해 사인을 '일산화탄소 중독에 의한 사망'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보일러 몸체와 밖으로 연결된 연통이 어긋난 사실을 보고 시험 가동을 통해 다량의 연기가 발생한 것을 확인했다.
발견 당시 펜션 방 내부 일산화탄소 농도는 150ppm으로 정상수치보다 8배 높은 상태였다. 강릉경찰서와 가스안전공사는 5시간에 걸친 2차 현장감식을 마치고 보일러를 해체해 국과수로 넘겨 종합적인 원인을 파악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날(18일) 강원도 강릉시 저동 아라레이크 펜션에서는 서울시 은평구 대성고등학교에서 온 남학생 10명이 쓰러진 채 발견됐다. 발견 당시 현장에는 구토가 여기저기 있었고, 학생들은 입가에 하얀 거품을 물고 있었다. 이들 중 3명은 숨졌고, 7명은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이들의 사고 원인은 가스누출로 인한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지목됐다. 학생들은 몸속 일산화탄소 농도를 낮추기 위해 병원 내에 마련된 고압산소치료시설인 '챔버'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산화탄소는 연탄의 연소가스나 자동차 배기가스에 다량 포함된 기체로, 인체에 치명적인 해를 끼치지만 냄새나 색깔이 없어 육안으로 인지하기 어렵다.
현재 병원에서 치료 중인 고교생 7명 중 2명은 호전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의료진은 두 학생은 간단한 대화가 가능한 정도로 증세가 나아졌고, 이들 외에 한 명도 의식을 회복 중에 있다고 전했다.
강릉아산병원 측은 "일산화탄소 중독에 따른 합병증과 심리치료를 집중적으로 조치할 것"이라며 "상태 호전 정도를 보고 서울 이송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현재 해당 병원에 있는 5명의 학생은 모두 자가 호흡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도 이번 사건을 계기로 고3 수험생들의 수능 후 교육프로그램 및 체험학습 등에 대해 전수 조사와 함께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사고를 당한 남학생들이 개인 체험학습 명목으로 부모의 동의를 받아 펜션에 머물었기 때문이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시도교육청에 가급적 체험학습 자제를 당부하면서 "대한수학능력시험(수능) 이후 마땅한 교육프로그램이 없어 고3 학생들이 방치되고 있지 않은지 전수 점검하겠다"며 "체험학습 명목으로 고교생끼리 장기 투숙하는 여행이 있는지도 신속히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아이들 안전과 직결된 사안은 교육청에 권한이 있더라도, 교육부가 관리·감독을 소홀히 하지 않도록 조처하겠다"면서 "사고원인이 정확하게 밝혀지는 대로 각 부처가 해야할 일을 철저히 챙기겠다"고 강조했다.
이뿐만 아니라 유 장관은 정부세종청사에서 사고 관련 상황점검회의와 시도교육청 부교육감 회의를 열어 학생안전 매뉴얼·규정을 재점검했다. 그는 "교외체험학습에 대한 안전점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사고발생 직후(18일) 교육부 차관을 중심으로 상황점검반을 구성하고 회의를 개최했으며, 교육안전정보국장 등을 사고 현장에 급파해 사태 파악 및 신속한 대응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행정안전부, 서울시 교육청 등 유관기관과 소통하며 사고 수습을 위한 공동 대응을 해나갈 계획이다. 또 교외체험학습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 발표할 계획이다. 피해자들의 심리 치료 지원을 위해서도 서울교육청, 전문의, 국가트라우마센터와 협력해 역할을 분담할 방침이다.
서울교육청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부교육감 주재 대책회의를 열어 숨진 학생의 장례절차 지원방안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숨진 학생들의 모교인 은평구 대성고는 이날부터 21일까지 3일 간 임시 휴업하고 사고 수습에 집중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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