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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이슈] 송도 불법주차 캠리, 중고차로 팔려다 덜미 잡혀 '실패'

  • 사회 | 2018-08-31 00:00
송도 불법주차 캠리. 송도에서 불법주차로 물의를 일으킨 캠리 차주가 중고차로 판매하려다가 주민들에게 덜미가 잡혔다. 캠리 차주는 2일 경찰 출석을 통해 입장을 밝힐 것이라 말했고, 주민들은 사과하지 않는 차주에 분노했다. /송도=뉴시스
송도 불법주차 캠리. 송도에서 불법주차로 물의를 일으킨 캠리 차주가 중고차로 판매하려다가 주민들에게 덜미가 잡혔다. 캠리 차주는 2일 경찰 출석을 통해 입장을 밝힐 것이라 말했고, 주민들은 사과하지 않는 차주에 분노했다. /송도=뉴시스

주민 '분노' vs 차주 '문제없어'

[더팩트|이진하 기자] 인천 송도의 아파트단지 주차장 진입로를 막아 물의를 빚은 50대 여성이 중고차 업체를 통해 자신의 캠리 차량을 견인하려다가 주민 반발로 무산됐다. 그러나 캠리 차주는 이번 사건으로 차를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30일 송도 불법주차 캠리의 차주 50대 주민 A 씨는 자신의 승용차가 방치된 인천 송도국제도시 모 아파트단지 정문 인도로 중고차 업체 대표 B 씨를 보냈다. B 씨는 "A 씨가 승용차를 중고차량으로 매각하기로 했다"며 견인차를 동원해 차량 인도를 하겠다고 나섰다.

그러나 B 씨는 승용차를 가져가는데 실패했다. 전날 한 주민이 이 승용차 앞바퀴에 차량용 자물쇠를 걸어놨기 때문이다. 한 주민이 캠리에 자물쇠를 걸어놓은 것은 A 씨가 주민불편을 초래한 만큼 주민들에게 사과하기 전까지 이 승용차를 놔줄 수 없다는 이유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B 씨는 자물쇠를 제거하고자 아파트 관리사무소를 통해 입주자대표단 측과 협의를 진행했다. 하지만 끝내 캠리에 걸린 자물쇠를 풀지 못하고 자리를 떠났다. 입주자대표단 측은 이 승용차의 소유권 이전이 완료되면 자물쇠를 제거해주겠다며 B 씨를 되돌려 보냈다.

인천 송도의 한 주민은 "주민들이 캠리 승용차를 못 움직이도록 한 것은 A 씨 사과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이런 식으로 자동차를 치워버리는 것은 사과를 회피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사과 한마디면 해결될 일을 왜 이렇게 어렵게 만드는지 모르겠다"고 답답함을 호소했다.

A 씨의 캠리 승용차는 4일째 방치됐다. 송도 불법주차 캠리가 화제가 되자 문제의 아파트단지 정문 인도는 이런 상황을 구경하는 인파로 종일 북적이고 있다.

송도 불법주차 캠리에 붙은 메모지를 모두 제거하고 주민들의 불편함을 호소하는 설현 입간판이 새로 설치됐다. /송도=뉴시스
송도 불법주차 캠리에 붙은 메모지를 모두 제거하고 주민들의 불편함을 호소하는 설현 입간판이 새로 설치됐다. /송도=뉴시스

앞서 27일 A 씨는 아파트단지 주차단속 스티커가 자신의 승용차에 부착된 것에 화가 나 아파트 지하주차창 진입로를 승용차를 막아 물의를 빚었다.

불법 주차된 캠리 승용차에 주민들은 차주 A 씨에 대한 불만을 적은 쪽지를 이 승용차 유리창에 붙이면서 논란이 됐다. 현재 캠리에 붙었던 메모지는 모두 제거된 상태다.

대신 가수 설현의 입간판과 주민 불만을 수렴하는 설문 게시판이 승용차 앞쪽에 설치됐다.

주민 C 씨는 "이 입간판과 게시판은 주민이 설치한 것"이라며 "아마도 사유재산에 쪽지를 붙이는 행위를 자제해달라는 관리사무소 측의 권고에 따라 쪽지 대신 불만을 토로하는 공간으로 활용하고자 마련한 것 같다"고 상황을 전했다.

반면, 캠리 차주 A 씨는 30일 '뉴시스'에 "남의 사유물에 마음대로 본드칠 한 주차위반 스티커에 화가 나 차를 주차시켰다"며 "출근하려고 차를 타니 조수석에 본드 칠한 스티커가 붙어 있어서 관리사무소에 따졌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경비아저씨도 책임을 회피하고 붙인 사람이 나와서 스티커를 떼라고 했더니 다들 모른 척했다"며 "아파트에 산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이렇게 본드칠로 범벅된 스티커를 붙이면 세차장 가서 떼야한다. 엄연히 개인 사유물이다"고 덧붙였다.

더불어 A 씨는 원래 3년에 한 번씩 차를 바꾼다며 이번 사건 때문에 차를 바꾸는 것이 아니라고 극구 부인했다. A 씨는 다음 달 2일 변호사 입회하에 경찰에 출석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계속되는 비난 여론에 A 씨는 30일 오후 8시 40분쯤 입주민들에게 사과했다. A 씨는 B 씨를 통해 서면 사과문을 전했다. A 씨는 사과문에서 "지하 주차장을 막아서 입주자들의 분노를 산 것. 그리고 그 분노를 무시한 것. 죄송하다. 통행 불편도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아파트 단지에 주차하기 위한) 홀로그램 스티커 미부착 불법주차 스티커가 부착된 충분한 사유를 인정한다. 공동생활을 함에 있어 지켜야 하는 규칙을 위반했다는 것이 저의 큰 잘못. 아파트 정문에 나와 사과하는 것이 마땅하오나 죄송스럽게도 얼굴을 들 자신이 없어 아파트 입주자대표단을 대면해 사과드린다"고 덧붙였다.

B 씨에 따르면 A 씨는 오는 11월 개인적인 이유로 이사 예정이며, 이번 사건 때문은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 A 씨는 "좋은 인연이었으면 했는데 분노만 사고 떠나게 돼 죄송하다"고 밝혔다. 또한 논란이 된 승용차는 매매업자를 통해 매각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날 A 씨의 사과문을 듣기 위해 몰려든 아파트 입주민 100여 명은 B 씨의 대독이 끝나자 박수를 치며 좋아했다. A 씨는 사과 입장을 밝힌 뒤 대리인을 통해 아파트 단지 입구에 4일째 방치됐던 자신의 승용차를 빼내 모처로 이동시켰다.

jh311@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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