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향욱 "신분제를 공고화해야 한다" 발언 재조명
[더팩트ㅣ이철영 기자] 지난 2016년 7월 한 언론사와의 저녁 식사 자리에서 "민중은 개·돼지로 보고 먹고 살게만 해주면 된다"고 발언해 물의를 일으킨 나향욱 전 교육부 정책기획관이 복직했다. 나향욱 전 기획관의 복직 소식에 국민은 또다시 분노하고 있다.
교육부는 10일 "민중은 개·돼지" 발언 논란의 나향욱 전 기획관을 이달 13일 자로 교육부 산하 중앙교육연수원 연수지원협력과장으로 발령한다고 밝혔다. 직급은 파면 직전보다 한 단계 낮은 부이사관이다.
중앙교육연수원은 정부 교육정책이 학교 현장에 자리 잡도록 지원하고 시·도 교육연수원, 대학과 손잡고 교육 분야 공무원의 역량을 높이고 전문성을 강화하는 기관이다.
교육부의 이번 결정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나 전 기획관의 복직 소식에 청와대 국민청원에도 글이 올랐다. 글을 쓴 이는 "나 전 기획관은 공직자 품위를 갖추지 못한 인물"이라며 "이런 사람이 다시 공무를 보는 것은 국민을 우습게 보는 처사"라고 강조했다.
또 다른 시민도 "나 전 기획관은 공무원 자격이 없다"며 "공직자 자리에서 물러나게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나 전 기획관의 복직에 이런 논란이 불거진 데는 2년 전 그의 발언 때문이다. 당시 나 전 기획관은 "신분이 정해져 있었으면 좋겠다. 출발 선상이 다른데 그게 어떻게 같아지나. 현실이라는 게 있는데…"라면서 "신분제를 공고화해야 한다"고 주장해 파문을 일으킨 당사자이다.
나 전 기획관은 행정고시 36회 출신으로 이명박 정부에 이어 박근혜 정부에서 장관비서관, 청와대 행정관을 거친 이른바 교육부 엘리트 출신이다.
"민중은 개·돼지" 발언이 알려지며 파문이 일자 나 전 기획관은 국회 출석을 거부한 채 본가에 내려가 요양하는 등의 행동으로 다시 한번 국민을 분노하게 했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출석 요구가 이어지자 나 전 기획관은 논란 이틀 만인 2016년 7월 11일 오후 국회에 출석했다.
당시 나 전 기획관은 "공무원으로서 부적절한 말을 한 데 대해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죄송하고 사죄드리고 싶다"며 "여러 가지 기사 댓글을 지난 며칠간 보면서 '정말 제가 잘못했구나, 정말 죽을 죄를 지었구나'라고 생각했다. 제 불찰로 인한 일이고 국민들께 죽고 싶을 정도로 죄를 지었다고 생각한다. 정말 죄송하다"고 거듭 사과했다.
이어 "발언 당시 처음에 역사교과서 국정화 얘기가 나오고, 공무원 정책 실명제 얘기가 나오고 하다가, 국정화 관련해서 '언론인이 여론을 조정한다'는 영화 대사가 생각나서 그 대사를 인용했다. (배석했던 기자들이) 굉장히 불쾌해하면서 취재하듯 꼬치꼬치 캐묻고 해서 저도 술이 과했던 터라 갑자기 다툼은 아니지만, 언쟁이 시작됐다"고 "민중은 개·돼지" 발언이 나온 배경을 설명했다.
교육부는 논란이 확산하자 나 전 기획관의 파면을 결정했다. 그러나 나 전 기획관은 파면 결정 약 45일 만에 불복 소청심사를 제기했고, 2017년 9월 29일 서울행정법원 행정4부(김국현 부장판사)는 파면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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